마지막으로 여기에 글을 쓴지도 벌써 두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다른 이들에게도 공유하고 싶은 내 특별한 경험들,
유럽 배낭여행, 스코틀랜드 캠프힐, 그리고 호주 워킹홀리데이 등등.
글재주는 없지만 진솔하고 담담하게 풀어내고 싶은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은데 항상 꾸준히 지속되지 못하는 이유들을 나는 잘 안다.
첫째, 언제나 현재의 그때그때에 충실하고 싶었다.
'지금에만 있을 수도 있는 이곳에서 지금에만 함께할 수도 있는 사람들'과 앞으로 인생에서 기억될 더욱 특별하고 의미 있는 시간들로 꽉꽉 채우고 싶다는 바람.
글쓰기에 집중하기보다는 그렇게 순식간에 지나가버릴 아까운 순간들을 조금이라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바람이 더 큰 것 같다.
둘째, 사진에 대한 부담감이 은연중에 든다.
사진광은 아니지만 그동안 누적되어온 경험들만큼 사진도 셀 수 없이 많다.
글을 쓰다 보면 글에 어울리는 사진들을 모두 끼워 넣고 싶은데 그 수많은 사진들 속에서 사진들을 고르고 올리는 게 나에게는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글을 써볼까 하다가도 또 사진들을 찾고 고르고 하는 부수적인 과정들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미루고 또 미루고.
내가 일하고 있던 호주 울루루에 위치한 호텔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인해 잠정적으로 문을 닫게 되었다. 일하던 직원 대부분이 대기 상태에 놓였지만 불행 중 다행히 3개월 동안 렌트비 없이 원래 지내던 직원 숙소에서 지낼 수가 있게 되었다. 무급휴직 백수가 되었으니 이제 글쓰기를 멀리했던 첫 번째 이유는 더 이상 변명의 여지도 안된다.
사진에 대해서는 욕심을 버리자. 그러면 두 번째 이유에 대해서도 변명할 여지가 사라지겠지.
그럼 다시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