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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oon 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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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지 Apr 05. 2020

정겨운 이웃들

할아버지가 사시는 다세대 주택에는 여러 이웃들이 모여 산다. 아파트처럼 층수가 높지도 않고 서로서로 다들 잘 알고 지내는데, 돈 할아버지네 집에 나와 같은 카우치서퍼들이 많이 묵었어서 그런지 나를 보자마자 새로 온 게스트나며 이웃들이 모두 반갑게 맞아주셨다.


호주에 도착한 그날에는 같은 층수 옆집 이웃들과 먼저 인사를 나누고 친해졌다. 바로 옆집에 귀여운 강아지와 함께 사는 크리스, 그 옆집에는 12살 에이든과 1살 세이샤 두 아이를 홀로 키우는 티나.

집안에 발코니가 없는 대신 주택 복도가 그 역할을 대신해서 처음 인사 나눌 때부터 이후로도 종종 복도에 앉아 아이들과 놀거나 이웃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아이들에게서 느껴져 나오는 때 묻지 않은 순수함 덕분에 스스럼없이 친해지고 어울릴 수 있는 게 즐겁다. 착한 에이든은 나에게 자기 집 앞에 놓인 선베드에 언제든 누워서 쉬어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윗집에는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 인도인 남성이 혼자 살다가 내가 온 그 주에 아내와 딸도 이제 함께 살려고 호주로 왔다고 했다. 가족들이 오기 전 설레어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보며 괜스레 내가 기분이 좋았다가 가족들이 오고 난 후에 어여쁜 3살 배기 딸과 인사하는 나를 즉석에서 집으로 초대하여 정통 인도식 카레와 디저트까지 대접해주셔서 마음까지 따뜻해지기도 했다.


쭉 아파트에서 살았고 더군다나 1층이었기 때문에 이웃들을 자주 마주치지 않아 한국에서는 이웃에 대한 정감 어린 기억이 잘 없는데, 외국에 있을 때마다 이렇게 정 많고 친절한 이웃들 덕분에 기분 좋은 일들이 많았다. 시작은 간단, 밝게 먼저 인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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