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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지 Apr 05. 2020

호주 번호 개통과 은행계좌 개설


유럽에서 1년 넘게 있었다지만 해외에서 은행계좌를 개설해 본 적이 없고 유심칩도 스코틀랜드에 살 때 온라인으로 한번 주문한 것 외에는 해외에서 직접 구매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처음 워킹홀리데이 비자에 대해 알아볼 때는 막막했는데 역시 직접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든 된다.


퀸즐랜드 교통카드인 고카드 구매, 서퍼스 파라다이스 시내에 있는 옵터스 대리점에서 유심칩 구매, 근처 커먼웰스 은행에서 은행계좌 개설, TFN 번호 발급받기까지 모두 호주 도착한 바로 다음날 후다닥 한꺼번에 끝내버렸다. 호주 통신사나 은행에 대해서는 아는 게 전혀 없으니 그냥 검색해서 제일 눈에 띄는 것들을 택했고 절차는 전혀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으니 미리 겁먹지 않아도 된다.  


유럽에서 1년 가까이 있는 동안에도 한 번도 유심칩을 산 적이 없다고 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 그때는 오로지 와이파이만을 이용해 종종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경우가 많았고 항상 여기저기 돌아다니거나 사람들 만나느라 바빴지 인터넷을 거의 하지 않아서 딱히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게 익숙해져서 한국에 돌아와 다시 복학한 후로도 몇 달 동안은 일부러 장기 일시정지를 풀지 않고 그대로 지내기도 했다. 하지만 호주에서는 특히 일과 관련해서 필수이므로 가장 먼저 전화번호를 개통.


은행계좌는 개설하더라도 한국에서처럼 곧바로 카드가 발급되는 게 아니라 주소지로 배송되기까지 1-2주 정도 소요된다. 하지만 카드가 없더라도 은행사 어플을 통해 카드 없이 현금인출도 가능하므로 나는 비상금만 남겨놓고 한국에서 환전해 갔던 $1600를 모두 계좌에 넣어두었다. 주소지가 없었으면 배송에 차질이 생겨 난감했겠지만 다행히 안정적인 주소지가 있으니 별 문제가 없었다.


한국에 있으면서 알아볼 때는 이 모든 게 너무 복잡하게 보여 잠깐 고민하기도 했는데 막상 직접 와서 해보니 의외로 너무 간단하고 쉽다. 어차피 여기든 저기든 다 사람 사는 곳인 건 마찬가지니까.

지나치게 많은 생각이 오히려 직접 행동하는 것보다 어려운 것 같다고 늘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곤 한다. 22살 때까지 한 번도 해외로 나가본 적 없는 내 친구는 외국에서도 혼자서 잘만 돌아다니는 내가 신기하다고 했다. 자기는 도저히 두려워서 그렇게 못할 것 같다고. 그 친구에게도 항상 같은 말을 했었고 용기를 얻은 친구가 드디어 비행기 표를 끊어 혼자서 2주 동안 유럽 배낭여행을 하고 일주일 동안을 나와 함께 여행했다.

친구도 그제서 얘기하기를, "생각만 했을 때는 항상 너무 어려울 것만 같고 두려웠는데 진짜로 막상 해보니까 별게 아닌 걸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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