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오자마자 느껴졌던 여유로움과 평화로움을 만끽하고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내가 마냥 놀러 온 게 아니라는 걸 이미 오기 전부터 잘 알고 있다.
탕갈루마 면접날이 바로 이틀 뒤로 다가왔는데도 게스트 서비스 매니저님과 한국에 있을 때 마지막으로 이메일을 주고받은 후로는 더 이상 어떠한 안내사항도 새로 전달받은 게 없어서 불안했다.
기다리기만 하다가 안 되겠다 싶어 13일 오전에 첫 번째 사진과 같이 이메일을 보냈다. 하루 종일 답변을 기다렸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큰일 났다. 점점 더 크게 요동치던 불안한 마음이 14일 오전에 답변을 받고 나서야 가라앉나 싶다가 한번 더 심장이 내려앉았다. 인사팀에서 지난 6일에 내게 보낸 이메일을 확인해 보라고 하시는데 내 기억으로는 어떠한 이메일도 받은 적이 없었다. 스팸 보관함까지도 뒤졌지만 아무것도 나오지가 않았다.
탕갈루마 리조트에 취업하고 싶다는 욕구가 너무나도 컸어서 그런지 지금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아녔는데도 그때 당시에는 혹시 실수로 무엇 하나라도 놓치게 될까봐 잔뜩 긴장이 된 상태였다.
그러고 나서 다행히 같은 날 오후 4시쯤 인사팀으로부터 세 번째 사진과 같이 ‘탕갈루마 면접’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받았다. 면접 날짜와 면접 진행 과정에 대한 안내사항, 그리고 육지에서 섬으로 가는 페리를 타는 장소와 시간 등이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오전 10시 배를 타야 하니 9시 반까지 선착장으로 가야한다는걸 이 메일을 보고 처음 알았다.
서퍼스 파라다이스 해변에 누워 와인을 마시고 있던 중이었는데 이날은 이미 면접 하루 전날 오후 4시. 그리고 내가 있는 곳은 선착장이 위치한 브리즈번이 아니라 골드코스트.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곧바로 모래를 털고 일어나 할아버지 집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