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3/14
“고등학교 때까지만 지원해주고 대학교 때부터는 너 스스로 책임질 수 있도록."이라고 어렸을 때부터 누누이 해왔던 아빠의 말씀이 결코 빈말이 아니라 진심이셨다는 것을 20살이 되던 해에 깨달았다. 대학생활 내내 정말 용돈을 단 한 푼도 받지 않고 아르바이트 여러 개로 생활비와 여행비를 마련했고 나 스스로도 그렇게 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1살 때부터 몇 해 동안 연이어 때때로 혼자서 유럽에 있다 왔는데, 그때 쓴 돈은 대학 등록금을 내기 위해 받은 학자금 대출을 갚는데 쓸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겠다는 생각은 확고했다. 학자금이야 내가 취업한 이후에 갚을 수도 있다지만 그때에만 누릴 수 있는 젊음과 시간만큼은 아무리 많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귀중한 가치가 아닌가. 어디서도 배울 수 없는 소중한 삶의 교훈과 경험들을 비교적 어린 나이에 일찍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그 당시의 내 소신 있는 선택이 너무나도 옳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오늘은 내가 대학을 졸업한 후 첫 직장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 지 정확히 1년째 되는 날. 원래 목표했던 대로 딱 1년 안에 오늘, 남아있던 학자금 대출 전부를 갚았다. 지난 모든 시간들이 모두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며 만감이 교차하는 그런 하루였다.
누구나 제각기 다른, 자기 자신에게 맞는 삶의 속도와 방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을 의식하여 자신을 보편적인 기준에 끼워 맞추려다 보면 오히려 삶의 본질에서 정말로 중요한 가치와 행복이 점점 더 희미해지고 만다. 비록 남들과는 조금 달라도 나는 나만의 페이스대로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격려해줄 수 있는 그런 날이라서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