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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잼써 Nov 25. 2023

이유를 찾느라 실천할 시간이 없어요

메일을 통해 남인숙 작가님도 ‘어릴 때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하려 들지 않는 아이’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도 완전 그랬다. 그래서 뭔지 모를 동질감을 느끼고 있었던 걸까?


나 또한 이해하기 전까지는 외우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그 지식을 받아들이는 데까지의 스트레스가 상당했다. 울고, 자괴감을 느끼면서 공부했고, 공부에는 소질이 없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이해되기 전까지는 선택을 미루는 버릇은 단순히 공부를 비효율적으로 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았다.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과 일들을 해야 할 때마다 실천을 가로막았다. 


이유가 납득될 때까지 선택과 판단을 미루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어떤 것이든 꼭 선택을 해야 하는 사안에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미루다가 동전 던지기와 비슷하게 선택했다. 


그때의 내가 이해 안 되는 건 아니다. 제대로 하고 싶은 마음, 실패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잘못된 선택을 해서 시간, 노력, 돈을 낭비할까봐 걱정하는 마음에 그랬을 거다. 하지만 결국엔 이 모든 것을 더 낭비하는 꼴이 되었다.


생각을 짧게 하고, 실천하려는 삶이 중요하다는 건 오래 전에 알았다. 그렇게 살려고 노력한 지도 꽤 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왜?’, ‘굳이?’, ‘실패하면 어쩌려고?’ 같은 생각이 끊이지 않고 올라온다. 


원래 생각 자체가 많은 나니까, 이런 생각이 올라오지 않게 될 순 없을 거다. 이 생각들을 평생 끌어 안고, ‘그럼에도 실천하도록’ 노력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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