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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잼써 Nov 25. 2023

알맹이가 있거나 통찰력이 있거나

나에게 글을 잘 쓴다거나 말하기를 잘한다는 건 반쪽 이야기처럼 들린다. 글쓰기나 말하기나 내용을 표현하는 도구일 뿐이지, 진짜 중요한 건 알맹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디자이너에게 포토샵을 잘 다룬다는 이야기가 칭찬으로 들리진 않는다. 구현해 낼 능력을 갖추는 것은 기본인 거고, 중요한 건에는 디자인 감각, 디자이너의 개성 같은 것들이다.


사람에게는 모두 책 한 권을 낼 스토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참 다양하고 저마다의 스토리는 흥미롭다. 그런데 인생을 다 털어내 한 번의 글을 쓰고 나면, 그다음에 쓸 수 있는 내용이 남아 있을까? 더 이상 글로 쓸 수 있는 이야기가 없다면 어떻게 하지?


내가 찾은 ‘알맹이를 써 먹고 나서도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은 이거다. 알맹이를 직접 빚거나, 통찰력을 발휘해 나만의 알갱이를 조합하거나.


소설 같은 경우가 알맹이를 직접 빚어 만드는 글이다. 캐릭터를 만들고, 서사를 만들고, 기승전결을 구축하면서 존재하지 않는 알맹이를 창작해 낸다.


통찰력을 발휘하는 것은 에세이에서 주로 언급되는 능력 같다. 같은 걸 보더라도 다르게 해석하여 사람들에게 내놓는 것. 서로 다른 모양과 색깔의 뭉쳐지지 않은 알갱이들에서 규칙을 찾고, 나만의 방식으로 조합해서 이야기를 내보이는 것이다.


작가가 되는 법을 다룬 유투브를 많이 봤는데, 빠짐 없이 나오는 단어가 통찰력이다. 그렇지만 ‘통찰력이 중요합니다’ 정도로만 언급될 뿐 자세하게 다루는 걸 본 적이 없다. 여기서부터가 작가의 재능에 해당하는 부분일 거다.


알맹이를 직접 만들거나 통찰력을 기르는 것 전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통찰력을 기를수록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모르겠거나, 글을 쓰는 게 내 소재를 소비하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은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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