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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잼써 Nov 25. 2023

자신만의 잠재적 콘텐츠가 있는 사람 = 이상한 사람

나는 대중성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보통 내 나잇대 여자들이 좋아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 드라마도 거의 안 보고, 인스타그램도 안 하고, 쇼핑, 영화, 여행 다 관심이 없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의 스몰토크가 참 힘들다.


전직장에 다니던 시절 월요일 점심 시간을 싫어 했는데, 주말에 어떤 재밌는 이벤트가 있었는지 공유해야 했기 때문이다. 나보다 한두 살 나이가 많은 여자 직원들은 주말에 무얼했는지 경쟁하듯 이야기했다. 나는 거기에 끼고 싶지 않아 아무 말하지 않고 있더라도 꼭 물었다.


"잼써 씨는 주말에 뭐 했어요?"


"그냥.. 별거 안 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심 없어 할 만한 일들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말할 순 없으니 이런 식으로 말한다. 그러면 그들은 영화라도 보러 나가라면서 핀잔을 주었다. 


처음에는 내가 인생을 잘못 살고 있는 건가 싶었다. 그래서 가끔은 이야깃거리를 위한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억지로 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시간과 돈을 낭비했다는 기분만 들 뿐, 그들이 느끼는 재미를 알지 못했다.


코로나 전만 하더라도 주식은 거의 도박과 같은 취급을 받았다. 주식 투자를 한 지 6년 이상 된 나는 투기꾼처럼 여겨졌다. 나는 그냥 새벽 수영을 빠지지 않고 다니며 블로그에 성장 과정을 기록했을 뿐인데, 수영에 미친 사람처럼 여겨졌다. 좋아하는 게임이 생겨 플레이 영상을 유투브에 올렸더니 게임 중독자로 여겨졌다.


나는 사람들에게 이상한 사람으로 여겨진다는 걸 받아들이기로 했다. 덜 이상해 보이기 위해 남의 삶을 살 수는 없었다.


그런데 이상한 사람에게는 잠재적 콘텐츠가 있을 수 있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의 이상한 점이 다르게 비춰지게 되었다.


코로나 이후로 주식을 하는 사람이 엄청 늘면서 나는 주식 콘텐츠가 있는 사람이 되었다. 주식 초보자들이 전문 용어나 통화 정책에 대해 물으면, 아는 선에서 많은 이야기를 해 주었다. 수영을 새로 시작하게 되면 나에게 조언을 얻었고, 내 수영 블로그 글의 독자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요즘 젊은 친구들은 여자라도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때가 오면, 더 많은 콘텐츠를 가진 사람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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