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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잼써 Nov 27. 2023

알고는 있다. 미완성을 긍정해야 한다는 거


현명하고 긍정적인 사람들이 인생을 먼저 살아 보면서 깨닫게 된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한다. 특히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내용이 있다면 이해가 잘 되지 않아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중에 하나가 인생은 퍼즐게임 같은 것이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쓸모 없어 보이는 일이더라도 나중에 언젠가 도움이 된다고 한다. 군데군데 퍼즐이 몇 개쯤 빠져 있더라도, 남은 퍼즐들의 그림으로 삶의 윤곽이 드러나고, 어떤 모습인지 알 수 있는 상태가 되었기에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전공과는 전혀 관련 없는 타이포그래피 수업을 도강한 경험이 나중에 맥킨토시를 만들 때 빛을 발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스티브 잡스는 스탠포드 대학 졸업 축사 중에 이 수업에 대해 ‘내 인생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던 내용’이라고 했다. 이렇게 대단한 사람도, 현재의 작은 일이 미래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몰랐구나 싶다.


목표 지향과 거리가 먼 나는 언제 봐도 삶이 어지러져 있는 거 같다. 결실을 맺지 못한 경험들만 많고, 결국 또 무엇하나 완성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아닌 상태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일부분의 작은 그림 하나도 윤곽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퍼즐판 같이 느껴진다.


머릿속으로 알고는 있다. 완성된 상태는 짧고, 미완성의 상태는 길다는 걸. 그리고 조각 하나하나가 맞춰지는 도중인 미완성 상태가 의미 있다는 것. 그런데 불안할수록 이 상태가 참 마음에 안 든다. 완성된 상태의 예쁜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미완성의 과정인 인생을 즐기려면 지금을 긍정해야 겠지. 지금의 상태로도 괜찮은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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