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로운 수영장 첫 수업이었다. 연수반으로 신청을 하긴 했는데, 상급반 강사가 자기 레인으로 오면 된다고 했다. 수영장마다 반을 나누는 기준도 회원들 실력도 천차만별인데, 그래서인지 내가 하는 걸 보고 적절한 반으로 올려주는 건가 싶었다.
수영은 나이에 따른 허들이 높지 않아 어르신들이 많은 편이다. 그 레인에서 내가 가장 젊은이였는데, 손바닥에 끼는 보조 도구인 패들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 가장 뒷줄에 섰다.
수업에서는 스컬링이라는 팔동작 연습을 했다.
강사의 요구는 하나였다. 물을 당길 때 빨리, 팔을 뻗을 때 아주 천천히. 팔을 뻗는 동작을 8번 나눈다는 느낌으로 아주 천천히 뻗으라고 했다. 그것만 6~7번을 한 것 같은데, 회원들의 동작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강사는 몇 번이나 더, 팔 동작을 천천히 할 걸 요구했다.
“다른 거 다 신경쓰지 말고, 팔 천천히 하는 것만 해 보세요! 지금처럼 하면 그냥 자유형이랑 다를 게 없잖아요.”
그분들은 분명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수영은 다른 운동에 비해 정체기를 벗어나기 너무 힘든 거 같다. 1년차의 실력으로 10년 수영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정체기를 벗어나기 힘든 가장 큰 이유가 ‘수영장에는 거울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강사가 가끔 이야기해주는 것말고는 내 수영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가 없다. 피드백을 받았더라도 그것을 실천하는 내 모습이 어떻게 얼마나 변하는지를 거울로 확인할 수 없다.
글을 공개적으로 게시하는 건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기회다. “그건 틀렸는데요?“ 같은 비판적인 댓글이 달리지 않더라도 반응으로 가늠되는 게 있다. 어떤 글은 조회수도 잘 안 나오고, 어떤 글을 댓글이 여러 개 달린다. 그 이유를 정확하게는 모르더라도 경험이 쌓이면 일종의 ‘감’이라는 게 오는 것 같다.
요즘에 내 글이 너무 함축적이고, 두루뭉실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담아서 글을 써봤다. 글이 많아지면 데이터가 쌓이겠지.
그런데... 나는 과연 팔 동작을 잘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