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날 위로해도 괜찮겠지.

봄이 지나가는 소리

by 정현주 변호사


숲에 있으니 봄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눈을 감고 있으니 산들거리는 풀의 향기,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의 노래가 귓가에 울린다.


그리고 언제든 떠오르는 그날의 기억.

문득 서글픈 마음을 뒤로하고 나는 충분할 정도의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마도 필요한 만큼의 ㅡ 공간과 시간 안에서.


한동안 시간은 멈춰 있다. 오로지 지나가는 바람의 메마른 소리가 들려올 뿐이다. 언제든 이곳에서 나는 원하지 않으면 정지 버튼을 누르고 머물기 위해 떠날 수 있다.


이런 오랜 시간들이 ㅡ 고독한 금속 덩어리처럼 지나갔으며,

곱절의 외로움이 어느덧 공기처럼 이곳에 머물렀다.


나는 더 이상 이해를 바라지 않는다. 단지 너를 위로할 뿐이다.

그들이 나에게 바라는 것은 위로 ㅡ 외에 다른 이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독한 공간은 더 이상 나를 괴롭게 하지 않는다. 단지 필요한 만큼의 시간이 지나가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오늘처럼 선선한 밤에는,

밤의 노랫소리를 하염없이 듣고 있어도 괜찮겠지.


조금은 나를 위로해도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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