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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지 않는 변호사 선임방법

어떤 변호사를 선임해야 좋을까?

by 정현주 변호사


A는 살면서 한 번도 법원이나 경찰서에 갈 일이 없다고 자부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 날 **법원에서 온 두툼한 등기 서류를 받았다. ' 이게 뭐지? '라는 생각이 들어 열어보니 '소 장'이라고 적힌 서류가 보인다. 사건 번호도 붙어있고, 피고에 A의 이름도 적혀있다. 대충 읽어보니 예전에 빌렸던 돈을 아직까지 갚지 않고 연락도 안 되니까 달라는 내용이다. 그런데 청구 금액이 지나치게 크다. 설마 했던 일이 그대로 일어났다. A는 너무 놀라 말도 나오지 않았다. 우선은 지인에게 연락을 해서 이런 상황을 알렸고, 그다음에는 인터넷으로 '소장을 받았을 때'라고 검색을 해 본다.


천천히 살펴보니 원고 이름과 주소 밑에 소송대리인 *** 변호사라는 글귀가 보인다. 원고가 변호사까지 쓴 것 같다. 아주 작정을 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원고는 A와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사업적으로 만나 당시 시작하던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나눴던 기억이 있고, 다른 사람을 통해 투자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A는 너무나도 억울해서 네이버에 '손해배상 변호사' , '변호사 선임' , '남양주 변호사'를 차례차례 검색해 본다. 그런데 죄다 ' 판사 출신, 검사 출신' 아니면 '20년 경력'이라는 화려한 수식어구와 무표정하고 팔짱을 끼고 서 있는 무서워 보이는(?) 변호사들이 쏟아져 나온다. 인터넷에 너무 많은 정보가 쏟아지니 A는 오히려 누구를 골라야 할지 자신이 없어진다.


이럴 때 아는 변호사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 답답하다. 이래서 원래 지인으로 아는 변호사, 아는 의사를 만들어두면 좋다고 하지 않던가? 그래서 문득 생각해 보니 그다지 친하지는 않지만 대학 동기 중 하나가 최근 소송을 겪었다고 들었다. 그래서 어렵사리 그 친구에게 연락을 해 본다. '소송 결과는 어떻게 되었어? ' A는 넌지시 물어본다.


' 응, 결과는 좋았는데 변호사는 별로였어. 추천 안 해 '


' 왜? '


' 원래 변호사들이 다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너무 바빠. 연락이 되지를 않는 거야. 뭔가 물어보고 싶은 게 많은데 대체 연락이 잘 안되니까 답답하더라고. 나는 소송이니 뭐니 처음 겪는 일이잖아? 하나부터 열 끝까지 모르는 것투성인데, 시원하게 해결되지 않았어. '


' 그렇구나... '


A는 이에 그치지 않고 변호사를 알 것 같은 지인에게 또 연락을 해 본다. 그런데 또 추천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도 지인 소개를 받고 소송을 진행하였는데, 일단 변호사가 너무 나이가 많고 규모도 작아서 그렇게 실력이 있어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A는 생각했다. '그냥 안전하게 이름을 많이 들어본(?) 로펌에 가서 의뢰를 해 볼까? ' 그런데 막상 그렇게 결정을 하면 변호사 선임비용이 너무 비쌀 것 같다. 그리고 유명한 로펌이라는 것이 사실 광고를 많이 해서 유명해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고 너무 작은 규모의 법률사무소에 가고 싶지는 않다. 또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인 소개라고 해서 다 괜찮아 보이지도 않는다.


대체 어떤 변호사를 선임해야 내 사건을 잘 신경 써줄까?


의뢰인과 상담을 많이 하는 나로서는 의뢰인들의 이러한 고민들을 바로 옆에서 보고 겪는다. 변호사가 보기에 어떤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 좋을까? 우선 다음과 같은 사항을 참고해 보면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유명하다고 생각하는 로펌이, 광고로 인해 유명하지는 않은지 살펴보자.


변호사 업계는 사실 광고가 무척 치열한 곳이다. 지금은 변호사가 예전과 달리 무척 많아졌고, 또 비슷한 곳에서 개업을 하기 때문에 광고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나는 종종 남양주에서 오랜 기간 동안 개업을 하신 변호사님들과 대화를 할 기회를 가진다. 그런데 그분들이 늘 하시는 말씀 중에, '예전에는 지인 소개로도 수임이 잘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걸로는 안 되는 것 같다. 도시가 커지는 비율보다 변호사 숫자가 훨씬 더 많이 늘어난다. '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처럼 광고가 필수인 시대가 되다 보니, 서초동의 로펌들은 월에 1억 원 이상을 광고비로 쓴다는 소식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당연히 이처럼 광고비를 쓰게 되면 수임료에 반영이 될 수밖에 없다.


유명한 법무법인이라고 해도 나의 사건을 맡을 변호사가 경력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자.


일반적으로 유명한 변호사를 찾아간다고 해도 그 유명한 변호사가 나의 사건을 담당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심지어 재판도 다른 변호사들이 주로 참석하고 사건 진행에 관해 전혀 모르는 경우도 있다. 결국 실제로 나의 사건을 담당하고 재판을 다닐 변호사가 누구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물론 법무법인이나 법률사무소의 모든 사건을 대표 변호사가 단독으로 처리할 수는 없다. 법률사무소 봄 또한 현재 내가 모든 사건에 대해 관여를 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법률사무소 봄은 2인의 대표 변호사가 같이 협업을 하거나 때로는 전혀 다른 사건을 맡아 일을 하면서도 단독으로 하지 않고 고용 변호사와 함께 2인 또는 3인씩 팀을 이루어 사건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 사건이 많은 (유명한) 법무법인은 실제로는 막내(?) 변호사가 혼자 일을 처리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차라리 경력이 많은 개업 변호사가 한 명 있는 사무실이 일을 맡기기에 더욱 안심이 되는 것이다.


변호사와 소통이 되는지 확인하자.


예전에 있었던 사무실에서의 일이다. 그 사무실은 소위 말하는 '사무장'도 있었지만 막상 인수인계를 받아 고용 변호사로서 일을 시작하자, 너무 많은 의뢰인들이 항의 전화를 걸어왔다. 항의의 주요 내용은 대부분 '변호사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라는 것이었다. 심지어는 담당 변호사가 누구인지 전혀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최근에는 이런 극단적인 경우는 많지 않지만, 그래도 내 사건을 맡아줄 변호사(적어도 고용 변호사)와 소통이 잘 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변호사의 경력을 보자.


변호사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각기 '전문 분야'가 있고 그래도 많이 맡아 본 사건들이 존재한다. 내가 소장을 받게 되었을 때 사건을 맡길 변호사가 이와 유사한 사건을 얼마나 많이 맡아봤는지 알아보는 것은 필요하고 무척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변호사를 선택하기 이전에, 변호사의 사건 경력을 찾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나와 잘 맞는 변호사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랑 얼마나 잘 맞는 변호사인가'이다. 이는 상담 때부터 느낄 수 있다. 어떤 변호사는 상담 중에 나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않거나 심지어 짜증을 내기도 한다. 물론 '말을 잘 들어주는 변호사'와 '실력이 좋은 변호사'는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사실 소송의 승패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소장을 받으면 누구나 나의 사건을 자신의 사건처럼 신경써 줄 좋은 변호사를 만나고 싶어한다. 그런데 좋은 변호사란 무엇보다 나와 잘 맞는 변호사라고 생각하면 거의 틀리지 않다. 소장을 받으면 우선은 여러 명의 변호사와 상담을 받아보고, 그 중에서 가장 마음이 맞는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 좋다. 상담시에는 사건에 대한 제대로 된 검토를 위해서라도 유료 상담을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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