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시에 워킹홀리데이비자(working holiday visa)를 가지고 호주로 길게 여행을 떠났다. 처음으로 입국한 도시는 시드니(Sydney)였는데, 시드니는 큰 대도시여서 쉐어하우스를 비롯하여 살기 위해 지출하는 모든 비용이 비쌌다. 어떤 날에는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느낌마저 들었다. 시드니는 수도 없이 많은 일자리들이 있었지만 그만큼 구직자도 많아서, 특별히 영어를 잘하거나 경력이 없는 한 취직이 너무나도 어려웠다.
'카페 알바'는 거의 원어민 수준은 되어야 넘 볼 수 있는 '고급 알바'중의 하나인데, 당시에 나는 영어 수준이 밑바닥이었으면서도 당돌하게도 '카페 알바'를 꿈꿨다. 꿈을 꾸는 것은 자유가 아니던가,,,
물론 시드니에서 제출하는 모든 이력서는 면접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모두 광탈이었다.
그렇게 한 달이 흘렀을까, 거의 매일 맥도날드와 kfc에서 연명을 하였건만, 한국에 있었더라면 꿈도 꿀 수 없을 만큼 돈이 빠르게 소멸하는 것을 보고 겁이 덜컥 나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에 있다면 당연했던 것들(사실은 당연했던 것이 아니지만)이 외국에서 혼자 살려니 모든 것이 지출이었다. 잠자는 것조차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실감나게 다가왔던 것이다.
그래서 어느날 나는, 특단의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그것은 시드니를 떠나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시드니에서 계속 버틴다면 결국 코리안타운에서 식당 알바를 하면서 생활을 연명해야 할 것 같은 강렬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것은 내가 한국을 떠나서 원한 삶이 전혀 아니었다(한국말을 쓰면서 한국식당 알바를 하는 것은 한국에서도 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가기로 마음 먹은 곳은 시드니에서 기차로 48시간 정도 쉬지 않고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케언즈(Cairns)라는 도시였다. 당시에 내가 왜 정보가 거의 없었던 케언즈를 향해 가기로 했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다만, 취직을 위해서라면 남들과 다른 곳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떠한 계산이 깔린 생각은 전혀 아니었다. 아마 이 곳 시드니에서 계속 버틴다고 해도 결국 호주까지 온 이유를 상실하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럴거면 차라리 좀 더 낯선 곳으로 가서 포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나는 나의 영혼을 찾아 이 곳으로 왔다. 하지만 시드니는 한국의 축소판으로 느껴졌다. 한국에서의 삶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해서일까?
호주 케언즈는 겨울이 없는 도시였다.
늘 덥고, 갑자기 맑은 하늘에서 소나기가 쏟아지고, 또 여유가 넘치는 바닷가 마을이었다. 전 세계에서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를 즐기러 관광객들이 쏟아지던 곳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케언즈에서 염원하던 카페 알바를 하게 되었다(우리집 창고 어딘가에 그 당시에 사진이 cd에 있을 것이다). 카페 알바를 마치고 라군으로 가서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을 지켜보고, 따뜻한 밤 바람을 맞으면서 자전거를 타고 쉐어하우스로 돌아 갔다. 가끔은 쉐어하우스 사람들과 작은 파티를 하기도 했다. 몇 달을 그렇게 일을 하니 돈이 꽤 모여서, 가을이 되자 서 호주로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그때 시드니를 떠나지 않았더라면 결국 나는 여행을 포기했을 것이고, 나를 찾지 못했을 것이라고,
호주의 워킹홀리데이 비자라고 하면 '농장 일'을 빼 놓을 수 없는데 사람들은 좀 알려지고 사람들이 돈을 좀 벌었다는 소위 '잘 되는 농장'이라고 하면 우루루 몰려갔지만, '신생 농장'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나는 호주 여행을 하면서 모르는 곳, 알 수 없는 곳을 향해 떠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일들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안정된 곳에 있으면서, 낯선 곳을 두려워 했다. 하지만 낯선 곳을 향해 떠나는 사람들을 좋아했다. 그래서 그런 모험가들을 종종 관심 있게 지켜본다.
사람들은 안정되고, 익숙한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늘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이 있다.
모험 없이 얻을 수 있는 좋은 대가가 어디에 있을까?
어쩌면 남들과 다른 곳을 향해 가는 것, 이것이 가장 큰 대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성장하고자 한다면 더욱 더 주저할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