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비선형(nonlinear)에 가깝다.
남양주에 살다 보니 어느덧 이곳의 한적함에 빠져버렸는지 가끔 서울에 갈 때마다 느끼는 극심한 교통체증과 번잡한 지하철의 풍경이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동시에 그 번잡함 속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은 기분을 느끼는 것은 왜일까?
왜 사람은 어떤 곳을 떠남과 동시에 언제나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느끼는 것일까?
마음은 사실 선형적( 線形的)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다. 세상은 비선형(nonlinear)에 가깝기 때문에 예측이 어렵고 전혀 알 수 없는 지점에서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기도 한다. 다시 말해 나의 마음은 어느 정도의 예측이 가능하지만 세상은 예측이 어렵다.
그렇더라도 마음의 구도(求道)를 위하는 것은 늘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든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거북이의 등껍질처럼 점차 딱딱하고 굳어져 변화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몸뿐만 아니라 생각도 환경도 굳어져 버린다.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것은 무척 어렵기만 하다. 또한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라는 당연한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아니다, 역시 나는 조금 더 어리석은 선택일지라도 더 나아가고 싶다.
가능하다면 좀 더 경험하고 싶다.
일깨우고 가지지 못하더라도,
정도(程度)를 갈 수 있는 삶.
그리고 그것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누릴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삶의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