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사무소 봄 정현주변호사
나는 보란 듯이 행복해지고 싶었다.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나는 지금까지 내가 쌓아올린 나의 삶, 나의 모든 것들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이 제일 두려웠다.
그래서 현실을 외면하고 싶기도 했다. 조작된 행복이라고 할지라도 크게 상관은 없었다. '미안하다.' , '정리하겠다.' 라는 남편의 말을 믿을 수 밖에 없었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나는 이미 그때 마음의 문이 닫혔다.
그리고 나의 내면에서는 '상처 받은 또 다른 나'가 숨어 있었다. 그것은 사랑받지 못한 어린 시절의 나였다.
평소에는 꼭 꼭 숨겨져 있지만, 나의 '내면 아이'는 상처를 받을 때 마다 갑자기 튀어나와 나를 괴롭게 했다. 사랑받지 못한 어린 시절의 나는 늘 불안하고 초조해했다. 상대의 말을 제대로 믿을 수 없었다. 시간이 갈수록 나는 남편의 일거수 일투족을 신경쓰게 되었다. 그러다가 순간적으로 감정이 치고 올라오면, '이혼'을 생각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혼을 선택한다는 것은 나의 '실패'를 인정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남편이 무척 미웠지만, 완전히 놓을 수도 없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결혼 후에 바람을 피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만약 배우자가 바람을 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배우자가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의외로 상당수의 많은 사람들이 바로 이혼을 결심하지는 않는다.
이혼을 결심한다는 것은 그 만큼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이처럼 이혼이란, 가장 많은 감정의 결합체이다. 인연에는 수 많은 추억이 서려 있다. 지금은 변질되었지만 굉장히 좋은 기억들도 많았을 것이다. 결혼까지 가는 인연이란 어찌되었든 나에게는 가장 특별한 사람 중에 하나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상대가 변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바람을 피우는 사람들은(여자든 남자든 전혀 상관없이), 추후에도 다시 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바람을 피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행동으로 옮겨지는 경우에는, 그 다음에도 생각이 바로 행동으로 발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도 된다.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 나에게 다정했던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도 다정하다. 나를 뜨겁게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그렇게 뜨겁게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이다.
결국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어찌되었든 무조건적인 '나의 행복'이 아닐까 한다. 그 사람이 사랑해주는 나, 사랑해주지 않는 나는 중요하지 않다.
사람의 마음은 늘 변하는 것이며,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나의 마음도 시간이 흘러 어느덧 변해있다. 힘들 때는 쉬었다 가고, 또 충분히 휴식하면서 나를 돌보다 보면 분명 내가 원하는 '행복'이 무엇인지 조금은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지친 당신에게, 일단은 쉬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