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이혼변호사, 이혼을 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사랑'
더이상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남양주 지원에서 작년부터 이혼조정위원을 맡고 있다. 작년보다는 조정건수가 줄었지만 여전히 이혼조정, 이혼소송 사건을 많이 담당하고 있다. 많은 이혼전문가들이 이혼 사유 중에 가장 많은 것은 '돈'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실제로는 '돈'은 부부관계에서 오히려 이혼을 결정하고 난 이후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말 그대로 이혼의 의사는 합치가 되어 있는데 막상 헤어지려고 하니 상대방이 재산분할로 준다는 돈이 너무 없거나 적다. 또는 재산 분할을 하지 않으려고 이혼 자체를 다투기도 한다. 그런 경우에는 이혼 의사는 이미 합치되어 있지만 '돈 문제'로 소송이 길어지게 되는 것뿐이므로, 이혼을 하게 되는 결정적인 이유라고 보기 어렵다.
가사조정위원으로서, 또한 이혼소송을 많이 담당하고 있는 변호사의 입장에서 상담을 하고 사건 진행을 하다 보면 '돈'이라는 직접적인 이유 하나만으로 이혼 소송까지 가게 되는 경우는 오히려 적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역시 '더 이상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혼을 마음먹은 부부들에게는 일종의 비슷한 징후가 있다. 우선 대부분 부부관계를 하지 않은지 짧으면 몇 개월에서 몇 년이 되었다. 대화를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의 고민을 말하지 않고 따라서 서로가 처한 상황에 대한 이해를 전혀 하지 않는다. 서로에게 관심이 없기에 상대가 늦게 들어와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다. 만약 아이들 문제라도 있어 대화라도 하게 되면, 오로지 자기 입장에서만 이야기한다. 상대방의 입장은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저 사람은 어쩌면 저렇게 이기적일 수 있지? 아이들 생각은 전혀 하지도 않는 건가? 이런 생각이 절로 든다.
정현주 변호사, 2024년 2월 생생정보마당 '생생 법률 상담소' 출연외도를 하다가 발각이 되는 경우, 배우자에게 전혀 미안한 마음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외도의 이유를 상대방에게 돌리기도 한다. 나에게 너무 관심이 없었거나 또는 지나치게 집착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결국 어느 일방의 변심, 또는 쌍방의 변심으로 인해 이혼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이혼을 원하지 않는 상대방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맞춘다면 이혼의 결정은 뒤로 늦춰질 수는 있겠지만 크게 의미가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마음은 상호적인 것 같다. 부부관계에서 일방의 마음이 변했다면 상대방도 마음이 어느 정도는 변했을 가능성이 크다. 부부란 끊임없이 소통을 하고 상호작용을 하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한 쪽의 희생과 헌신으로도 어느 정도 유지될 수 있는 연애와는 조금 성격이 다르다. 아마도 함께 생활을 하면서 아이를 낳고 가족이 된다는 것은 일방의 희생보다는 서로에게 맞춰가려는 과정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처럼 부부가 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결혼을 한다는 것은 상대와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것이기에, 서로가 언제든 헤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다. 그것은 그들이 한때 진정으로 사랑한 순간이 있었기 때문이고 결혼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마음이 언제든 변할 거란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정은 물론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기에, 함께 사는 부부는 언제나 상대를 바라보는 노력을 해야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옛날 어른들은, 또 어머니들은 딸에게 '굳이 결혼을 할 필요 없다. 마음 편하게 혼자 살아라.'라는 말을 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만큼 누군가와 함께 맞춰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크게 보자면 외도와 같은 신뢰의 문제들도 결국 배우자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부부간의 사랑이란 연인 간의 사랑과는 조금 다를 수밖에 없다. 부부의 사랑은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 나눴던 남녀 간의 사랑에서 조금 벗어나 좀 더 끈끈하고 정이 있는 관계 ㅡ 다시 말하여 가족애와 동질감, 연민과 우정과 같은 감정들로 대체된다. 나는 그 감정들이 남녀 간의 사랑에서 보이는 열정과 긴장과는 다를지라도 다른 의미에서의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절대로 연애 감정에 뒤지지 않는 감정이다.
하지만 모든 부부가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일방이 지나치게 희생하였거나 또는 끈끈한 동지애를 느끼기에는 너무나도 배려를 하지 않았거나 어쩌면 나 스스로가 그런 감정을 느끼기 이전에 마음이 사라졌다면 이별을 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이 되었든 이혼을 결정하고 떠나기로 마음먹은 것은 아무리 살펴봐도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서'의 이유가 결정적이다.
정현주 변호사의 다양한 언론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