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현주 변호사 Apr 13. 2024

잘란 잘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인도네시아와의 인연

나는 지금까지 많은 여행을 했지만, 한 번도 인도네시아에 온 적이 없었다. 오래전 방콕에 길게 머물며 푸켓을 거쳐 말레이시아 페낭까지 갔을 때 한 번 기회가 있었는데 배를 타고 인도네시아 메단(medan)*으로 넘어갈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다. 페낭과 메단은 그렇게 멀지 않았다. 나로서는 방콕에서 말레이시아로 넘어왔으니 또 인도네시아로 넘어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란 짧은 생각 때문이었을까. 결국 메단으로 가기 전 돈이 다 떨어져 다시 방콕으로 돌아가야 했지만 인도네시아는 늘 한 번쯤, 가보고 싶은 나라였다.


말레이시아 페낭에 있을 때 유명한 미고렝(mi goreng)을 처음으로 먹어봤다. 거리의 노상에서, 한 여인이 커다란 웍을 휘두르며 면과 양배추, 당근을 볶아주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동남아시아의 노상 음식은 전문 레스토랑보다 대부분 맛이 좋은 편이다. 그때는 배가 고파 가장 저렴하고 유명하다고 생각되는 음식을 시킨 것이었지만 생각보다 무척 맛있어서 허겁지겁 해치웠던 기억이 있다. 당시의 페낭은 가난한 배낭여행객들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었다.


발리 미고렝, 아얌사테와 같이 나왔다.


인도네시아는 생각보다 무척 큰 섬으로, 메단과 발리는 생각보다 많이 떨어져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물론 발리가 친숙한 듯하다(어쩌면 인도네시아라는 나라보다 발리가 더 친숙한 느낌이 아닐까).


발리, 발리.

어떻게 보아도 휴양지의 느낌이 물씬 드는 이다.


그러고 보니, 발리에 올 기회가(정확하게는 인도네시아) 한 번 더 있었다. 약 20년 전, 호주에 살며 일 년간 여행을 하고 있었던 때였다. 호주 다윈(darwin)에서 브룸(broome)까지 긴 여행을 하고 있었던 때, 거리 곳곳에 있었던 여행사를 통해 발리 왕복 항공권이 무척 저렴하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다윈에 있었을 때는 큰맘 먹고 발리를 다녀올까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때마침 발리에 화산이 터졌다.


이처럼 인도네시아를 갈 수 있는 두 번의 기회를 놓치고 많은 세월이 흘렀다. 이번에는 무척 쉽게 이곳에 온 듯하지만 그렇지 않다. 내가 가고 싶은 곳에 대한 인연이란 사람의 인연과 같이 늘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연한 기회에, 정해진 운명처럼 일어난다.


2024년 발리,

' 인연이란 참 어려운 일이지? 누군가와 그렇게 이어지고 싶어도 잘되지 않고 그 마음을 가질 수 없는데,  어떤 이와는 원치 않아도 이어지게 돼.


나는 내가 머문 곳에서 떠날 때마다 공기가 옅어지는 기분이 들어. 실제로는 그럴 리 없겠지만 대기층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처럼 말이야. 이대로 가다간 난 공기 속에 흩어져 버릴 거야. 나를 놓치지 않도록 내 손을 꼭 잡아줬으면 좋겠어. '



발리는 방콕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호주에서 보던 몰과 비슷하고 호주의 브랜드도 많이 있어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오자마자 계속 미고렝(mi goreng), 나시고렝(nsi goreng), 나시짬뿌르(nasi campur), 사테(sate), 부부르(bubur)와 같은 인도네시아 음식만 먹고있다( 나는 원래 여행을 가면 질릴때까지 그 나라 음식만 먹는다). 그리고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니 그보다는, 마음의 상념들이 마음껏 흩어지도록 두고 있다고나 할까,



좀 더 쓰고 싶은 말이 많지만 오늘은 이만...


매거진의 이전글 진정한 의미의 동반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