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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주 변호사 Aug 01. 2024

너는 왜 '미안해'라는 말을 하지 않을까?

법률사무소 봄 정현주 변호사


남양주이혼전문변호사로서 또한 남양주지원 가사조정위원으로서 이혼 상담을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상대방 배우자가 의뢰인에게 보낸 카톡 대화나 문자 메시지를 읽게 된다. 때로는 상대방이 폭언을 한다는 증거를 가져오기 위해 몰래 녹음을 하기도 하는데, 녹음을 듣다 보면 상대방의 말투, 분위기로 인해 공간을 이동하여 그 자리에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아무리 변호사라고 해도 그들의 대화(라고 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지만)와 녹음을 듣는 일은 나로서도 괴로운 일이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못해 안달난 모습들도 있고,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소리를 지르면서 악을 쓰는 경우도 있으며, 상대의 말은 듣지 않고 끝없이 자신의 말만 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이유로 사람들은 이혼을 결심하게 될까? 남양주지원에서의 이혼 조정 및 상담을 통해 수차례 느낀 바에 의하면 이혼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 오늘은 ' 말의 중요성 '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남양주 법률사무소 봄 정현주, 이완수 대표 변호사



어느 날 남양주 법률사무소 봄을 찾아오신 의뢰인 봄씨는 남편과의 이혼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었다. 그녀가 이혼을 마음먹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 남편이 자기에게 던진 모멸적인 말 ' 때문이었다. 



남편과 사이에 아이가 없었던 봄씨는 적적한 결혼 생활 중에 말티즈 품종의 하얀 강아지를 한 마리 키우기로 마음먹었다. 원래도 정이 많았던 봄씨는 시간이 갈수록 강아지를 예뻐하게 되었는데, 반려견을 키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중에는 강아지를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남편은 질투가 난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봄씨가 그 이유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봄씨가 키우는 강아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둘이 다툼이 생기는 날에는 ' 쟤(강아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라는 말을 하거나 ' 쓰레기통에 버려라. '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봄씨에게 ' 넌 정신병이 있는 것 같으니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보라. '라고 말을 한 것이다. 물론 남편과의 싸움 과정에서 봄씨도 좋은 말만 한 것은 아닐 것이다. 



봄씨에게 언제부터 이런 말들이 오고가게 되었는지 물어보니, 봄씨는 정확하게 기억할 수 없다고 했다. 아마도 꽤 오랜시간동안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 가시돋친 말들이 오고가고 가끔은 소리를 지르면서 싸우는 일들도 잦아졌던것 같다.  



남양주 법률사무소 봄,


어떤 종류의 말은 그 사람의 마음의 중심에 완전히 꽂혀 두고두고 잊히지 않는다. 그래서 왜, 임신 중에 서운한 일은 평생 동안 기억에 남는다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막말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봄씨의 남편은 그녀에게 막말을 하고도 자신이 한 말을 완전히 잊어버리거나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남편의 태도는 모두 ' 네가 먼저 시비를 걸지 않았느냐. ' , ' 너는 잘한 것이 뭐가 있느냐. '라는 식으로 귀결되었다. 결국 그녀와 남편은 시간이 갈수록 상처를 쌓아갔고, 싸움을 피하려다보니 대화의 횟수는 눈에 띄게 줄어갔다고 한다. 



함께 사는 사람일수록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지만 이를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상처를 주었을 때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상대에 대한 진정한 사과다. 이를테면 ' 아까는 내가 너무 흥분해서 너무 심한 소리를 했어. 미안해. '라는 말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가까울수록 ' 미안해 '라는 표현은 생략하게 되고 흐지부지하게 넘어가며, 심한 경우 사과를 해야할 상황이 오면 ' 너는 잘한 것이 무엇이 있느냐, '라며 적반하장적인 태도로 나오게 된다.  



' 고맙다. '라는 표현에도 인색해서는 안 된다. 상대가 무엇인가를 해줬을 때 이를 당연하게 여기는 태도, 좋은 말을 반대로 비꼬고 나쁘게 말하는 태도, 오히려 괴롭히는 말을 즐기는 태도, 이 모든 것들은 상대를 질리게 한다. 좋은 표현을 좋을 때 안하는 것도 미안한 상황에서 사과를 안하는 것처럼 모두 연결되어 있다. 



봄씨는 남편이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내뱉는 말들에 결혼생활 내내 지속적인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봄씨가 키우는 강아지는 그 후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되었는데, 봄씨는 강아지에 대한 장례를 치르면서 남편과의 관계도 함께 정리를 해야겠다는 굳은 마음이 생겼다고 한다. 



' 변호사님, 제 남편은요, 한 번도 예쁜 말을 한 적이 없어요. 언제부터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도 성격인 것 같아요. 연애할 때는 잘 몰랐는데... 그런데 그 '말'이라는 것이 사람을 정말 질리게 하더라고요. 맨날 남 탓하는 것도 더 이상 보기 싫고요. ' 



'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 '과 백년해로할 수 있을까? 부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는 사람 옆에는 당연히 그 누구도 같이 있고 싶지 않다. '미안해'라는 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 미안해 '라는 말을 안 하는 사람의 심리가 무엇일까? 어떤 사람들은 '미안해'라고 말하는 것을 자존심을 구기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나 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니 다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잘못된 생각이지만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쉽사리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남양주 법률사무소 봄 정현주 대표 변호사




어떤 경우에는 누가 봐도 잘못된 말을 하거나 행동을 했지만 자신은 정당하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말 그대로 ' 미안할 것이 없는 것 '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감이 없고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회피를 하려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다. 당연히 상대의 마음에 대한 공감도 없다. 이 정도의 공감 능력이라면 당연히 곧바로, 도망을 가는 것이 맞지 않을까?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들, 경제적 능력이 부족하다거나 얼굴이 수려하지 않다거나 직업이 변변찮지 못하다는 것들로 무심결에 사람들을 평가 내리고는 한다. 또한 이처럼 사회적인 부분이 빠지지 않으면 결혼을 하기에 괜찮은 상대라고 생각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결혼을 하여 함께 살기 좋은 사람이란 따로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직업이 좋고 경제적 능력이 좋다한들 함께 같은 공간에 머물면서 끝없이 상처를 주는 말을 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다는 생각을 해 보자. 누구라도 지옥일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마음의 공간이라는 있다. 함께 있는 이는 상대의 공간을 존중해 주고 이해해 주지는 못하더라도 함부로 침범하고 괴롭히지는 말아야 한다. 오늘도 누가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가? 만약 동일한 사람으로부터 같은 상처를 입고 있다면, 얼른 그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오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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