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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일기] 발리에서 이빨이 사라졌다.

아이는 지금 이갈이 중.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올라오고 있다.

by 연두씨앗 김세정

발리로 떠나온 지 15일째..

웃을 때 보이던 하얀 이가 사라졌다.


자고 일어났더니 이빨이 없어졌다는 딸..

'어랏? 진짜 없네?'

언제 빠졌을까?

여행 오기 전부터 많이 흔들리던 치아였다.

다만 여행 전 못난이 뻥니로 다니기 싫어서 저절로 많이 흔들릴 때까지 기다리자고 미뤄뒀건만...

아이가 자는 동안 빠져버린 것이었다.


침대를 뒤져봤으나 이빨은 찾을 수 없었다.

"어쩌지? 이빨을 자다가 먹어버린 걸까?"


신랑과 내가 이빨을 찾으며 분주할 동안 뻥 뚫린 치아를 혀로 매만지던 딸은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아.. 맞아. 내가 자는 동안 이빨요정이 와서 내 이빨을 가져간 게 아닐까? 나 하나도 안 아팠는데..."

'아... 이빨요정... 그게 뭐였더라. 분명 들었는데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아이들 이빨이 빠졌을 때 두려움을 줄이기 위해 이빨요정이 헌 이를 가져가고 새 이를 가져다준다는 이야기를 지인이 했었는데 그걸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내가 어릴 때는 지붕에 던지면 까치가 헌 이를 가지고 가고 새 이를 가지고 온다고 했었다.

그래서 나 역시 초등학교 시절, 빠진 이빨을 지붕 위 아주 높은 곳으로 던지며 "새 이빨로 갈아줘"라고 외쳤던 기억이 생생한데...

시대가 바뀌니 까치 대신 '이빨요정'이란 게 생겨났나 보다. 그래 그럼 일단 이빨요정이라고 치자.'


"그래, 이빨 요정이 가져갔을 수도 있고 (최소한 동심 유지) 네가 자는 동안 먹었을 수도 있고(현실적 동심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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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 이빨 요정(Zahnfee, Tooth fairy, Fée des dents)은 빠진 이빨을 선물로 교환해주는 요정이다.

이빨 요정에 관해서는 동서양 및 나라를 불문하고 다양한 미신이 존재하고 있다. 영어권의 나라에서는 '이빨요정'이 한국에서는 '까치'가 프랑스에서는 '생쥐'가 이빨을 가져간다.



'그런데... 치아를 삼켜도 괜찮은 걸까?'

먼나먼 땅 '발리'에서 사라진 내 아이의 유치.

아이의 뱃속 어딘가를 유유히 떠돌고 있을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찔했다.

'진작 빼줄 걸 그랬나...'


어찌 됐든 간에 아이는 앓던 이가 빠진 듯 개운해했다.

그리고 아주 아프지 않게 뻥 뚫린 잇몸을 보며 신나 했다.


급히 검색엔진을 검색해보니 다행히 치아는 소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응가로 나온다니..

일단 기다려보기로 했다.


그리고 마지막 투어를 위해 떠났다.

차 안에서 잠시 젤리를 먹던 딸이 또 외쳤다..

"엄마!!! 나 이빨 또 빠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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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빠졌어???"

아이의 유치- 앞니 1번

위쪽 1번 앞니가 빠져버리고 또 하나의 2번 앞니가 휘어져 있었다.

뭐 하나만 잘못 먹어도 빠질 듯 불안해 보였다.

덜렁이는 치아를 보니 마음이 급해졌다.

살짝 잡아당기면 빠질 것 같긴 한데... 여기서 빼긴 무리였다.

숙소로 돌아가면 실과 솜이 있으니 돌아가서 빼기로 했다.


맥도날드에서 해피밀과 간식 먹기

조심조심 아이스크림을 먹으려 노력하는 아이..


그러나..

하루 종일 앞니를 안 쓸 수는 없는 법!

투어가 끝나고 마지막으로 들린 호텔에서 달콤한 솜사탕과 팝콘을 먹는 동안 나머지 하나의 앞니도 '톡~'하고 빠져버렸다.

솜사탕과 팝콘을 받고 먹는중.

발리에서 이틀동안 총 3개의 치아가 빠졌다.

하나둘 유치가 빠질 때마다 유치가 처음난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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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부턴가 침을 질질 흘리며 엉엉 울어댔다.

아이가 우는 이유도 모르고 몇 달 동안 통 잠을 못 자 예민한 나는 답답해했다.

급하게 애 아빠가 아기띠에 아기를 안고 밖으로 나갔다.

아빠와 함께 한 시간 후 돌아온 아기는 잠들어 있었다.


악소리를 지르고 밤새 울었던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하얗고 조금만 이가 빼꼼 올라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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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C09809.JPG 이빨나기 전, 솜망치 뜯어먹는 중.


유독 이날 때마다 힘들어했던 아이..

2개의 영구치가 난 지금, 다시 3개의 유치가 빠졌다.

8세, 만 6세, 81개월...

총 5개의 유치가 빠지고 2개의 영구치가 났다.


유치는 생후 6개월부터 나기 시작해 만 3세가 되면 20개의 유치가 모두 나온다고 한다.

유치는 영구치가 나오기 전까지 저작기능과 발음, 영구치가 나올 자리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새로나는 영구치는 이제 평생 치아니까 지금보다 더 열심히 관리해줘야 할 것 같다.



유치 나고 빠지는.JPG 유치 나고 빠지는 시기


마냥 아기 같던 내 아이가 점점 어린이가 되어간다.

이가 빠졌는데 좀 더 어른스러워 보이는 건 왜 일까?

쪼그만 유치가 참 귀여웠는데 아쉽다.

아이가 커갈수록, 내 손이 덜 갈수록, 아이가 크는 게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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