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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씨앗 Jan 23. 2021

[이 노래] 일기 - 캔디맨

이별을 힘들어하는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곡...

발표 : 2001. 10.16

                               <일기>

                                                                                                            - 캔디맨


                        차라리 잘된 거야 그래 그렇게 믿을래

                             아주 많은 슬픔들 중 하날 견뎠다고

                        조금씩 지울 거야 그래 그렇게 하면 돼

                        시간이란 마술 같은 것 잊을 수 있을 거야

                        하루에 하나씩 너의 너의 따스함을 잊어내고

                        하루에 하나씩 고마웠던 일도 지워

                        사랑했던 일조차 없었던 것처럼


                               눈물 나는 날들도 가끔은 오겠지

                               꼭 그만큼만 아파할게 사랑한 이유로


                        (중략)





너무 많은 노래가 있어서 어떤 노래를 먼저 써야 할지 모르다가

생각난 순서대로 쓰기로 했다.

오늘의 곡은 캔디맨의 일기다.

언제부터 듣기 시작했는지 시작은 잘 모르겠다.

다만, 노래를 처음 듣기 시작한 그 순간 노래의 제목과 가사를 적어두었다.


사랑 따위도 몰랐고, 이별은 더욱 몰랐던 열일곱 소녀, 열여덟 소녀는

그냥 사랑은 참 슬픈 거구나 생각했었다.


이 노래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무난한 리듬도 있지만

꼭꼭 찌르는 가사가 마음에 들었다.


나이가 들어, 진짜 사랑에 아파하고 이별로 인해 아파할 때 다시 듣게 된 노래.

어릴 땐 참 담백한 노래같았는데, 이별 후 들으니 담백한 노래가 아니었다.

이별 후에 들은 이 노래는

'하루에 하나씩 지워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 지 알게 되었다.


'하루에 하나씩 지우다 보면.... 시간이라는 마법으로 잊을 수 있을 거야.'


이별 당시에 들으면 아무리 지우려 해봐도 정말 쉽지 않은 이야기다.

하루에 하나씩 지우면 다음 날 다른 기억이 생각나버리니까.

(만약 이별 후 후폭풍이 안왔다면 정말 사랑했는 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된다.)

진심을 다 하고 이별을 한 경우와 연애를 하고 이별을 한 경우는 분명 달랐다.


사랑의 상처가 무서워 남에게는 쉽사리 마음을 내어주지 않았던 내가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준 뒤 나는 가장 고통스런 이별의 맛을 경험해야 했다.


어찌됐던 이별 후 누군가를 지우기로 다짐하고 나 자신을 다잡는 용도로 이 노래를 들었다.


사실 이별뿐 아니라 살다 보면 상처는 늘 생기기 마련이다.

하루에 하나씩 지우다 보면, 시간이 지나면 정말 상처의 기억은 가물가물해진다.


진짜 이별을 했다면,

이 노래처럼 하루에 하나씩 지우려고 노력하지 말자.

생각나서 오히려 더 힘들다.


 가장 확실한 이별의 극복 방법은

바닥까지 그리움을 다 들어내버려야 잊힌다는 것.


노래를 들으니 방구석에서 시련당하고 펑펑 울었던 어렸던 내가 생각이 난다.

꺼익꺼익 울고 나니 비로소 비어진 마음...

사랑한 만큼, 딱 그만큼 아파하면 된다.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경험이었다.

하지만 그런 경험을 해봤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건 아닐까.

그렇게 좋았던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

하나씩 지우려 한 것도 아닌데, 싹 지워진 이 마법같은 시간의 힘.


이제 사랑했던 기억은 다 지워졌지만,

아팠던 이별의 순간만큼, 사랑했던 순간은 행복했다는 거니까.

그걸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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