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3, 새 학기 우리 아이가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D영의 친구]
길었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코로나로 잔뜩 움츠렸던 터라 새 학기부터 정신이 없다.
밀린 일을 하고 있는데 학교를 다녀온 딸이 상기된 목소리로 나를 찾았다.
"엄마, 엄마 오늘 대박인 하루예요. 완전 기분 좋은 날이에요."
아이의 표정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무슨 일인데?"
엄마의 물음보다는 아이의 대답은 더 빨랐다.
"오늘 학교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정채 O을 만났어요.(유치원 때 절친)"
"좋았겠네."
"거기에 오늘 급식에는 초콜릿 케이크가 나왔어요. 거기에는 새 학기를 축하한다고 적혀있었어요. 대박이죠?"
"응.. 맛있었겠다."
"거기에다가 진짜 대박은 오늘 친한 친구를 사귀었어요."
오늘은 3월 3일... 어제가 개학이었으니 딱 2일 만에 친한 친구가 생겼다는 건
엄마인 나에게도 좋은 소식이었다.
"그래? 어떤 친구인데?"
"일단, 저랑 이름이 비슷해요. 저는 D영인데, 그 친구는 S영이에요. 이름이 정말 비슷하죠?
그리고 그 친구도 안경을 썼어요. 거기에 제 머리 보이시죠? 머리도 이렇게 하나로 묶었어요.
그리고 여자고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한대요. 나랑 정말 똑같아요."
단 2일 만에 자신의 성향과 아주 비슷한 친구를 찾아냈다니 기특한 일이었다.
이름 비슷한 친구니 근처에 앉을 것이고, 안경 쓰고 머리 묶은 것, 여자 아이인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여자 아이 또한 무수히 많다.
하지만 그런 건 아이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일단 친구를 만났을 때 자기와 공통점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고, 서로 그것에 기쁨을 느꼈다는 것이었다.
친한 친구가 되는 계기는 사실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다영이의 친구들은 대체로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이었다.
꾸미기 만들기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들
아이는 투명 L자 파일에 '안 보이는 펜'으로 소원을 적어 넣었다.
'S 비랑 S을이랑 같은 반이 되게 해 주세요. S영이도요.'
어찌 됐든 아이에게 무척 기쁜 일이었다.
작년엔 코로나 때문에 학교를 일주일에 2~3일 정도 격일로 등교했었다.
마스크 착용은 필수, 서로 대화도 금지였다.
새 학기가 지나고 방학이 다 되어갈 때쯤 겨우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와 사귀었지만 아쉽게도 작년에 전학을 가버렸다.
그 친구가 전학을 가고 또 다른 친구를 사귀었는데, 새 학년이 되어서 헤어져 버렸다.
새로운 학년과 새로운 반, 새로운 선생님, 새로운 친구들...
아이의 희망찬 새 학기가 이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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