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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봄눈 - 이다영

벚꽃을 생각하며...

by 연두씨앗 김세정


하늘이 맑고

푸른 하늘


봄에 눈이 온다.

"무슨 일이지?"


바람 솔솔 불 때

눈이 온다.


눈이 봄에 있으니

신기해


색은 분홍색이네?

너무너무 신기해


"정체가 뭘까?"

눈은 겨울에 오고

차갑고 하얀색인데

"이 눈은 뭐지?"



눈을 따라가 보니

'어?'

'벚꽃이었네?'


분홍 눈은 정체는

벚꽃이었네.


아이가 학교에 돌아와 상기된 표정으로 얘길 했다.

"엄마, 나 친구랑 학교 놀이를 하면서 벚꽃 시를 지었는데 친구가 너무 잘 썼대. 칭찬해줬다?"

"그래? 어떤 건데 엄마도 좀 보여줘."


딸은 영어 노트에 100점이란 동그라미가 쳐진 페이지를 내게 보여줬다.

"정말 잘 썼네. 100점이다. 100점."


봄꽃이 지는 게 아쉬워서 보고 보고 또 보고 사진만 찍는 나와 달리

아이가 보는 벚꽃은 어른인 나보다 한층 여유롭고 잔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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