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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씨앗 Jul 24. 2021

[찾아요] '토토'를 찾습니다.

아끼던 애착 인형을 분실했어요.


둘째 딸이 가장 사랑하는 돌 때부터 애지중지 사랑하던 애착 인형 '토토'가 사라졌다.

여행 갈 때마다 들고 다니고, 어딜 가든 늘 함께였는데...

아이가 사랑하는 인형들이 많아질수록 관리가 쉽지 않았다.

집이 아닌 어딘가에서 분실한 거 같은데...ㅠ.ㅠ 찾을 수가 없다.

남편은 "토토가 고향으로 돌아갔대. 토토의 고향(제주도 테디베어 박물관으로 추정)으로 가서 토토를 데려오자."라고 했다.


 잠에서 깬 아이가 신경질을 내다가 울어버렸다.

"꿈에서 토토 찾았는데... 토토 찾으러 가는 길이었는데 엄마가 깨워서 어디 있는지 못 찾았잖아."

토토를 잃어버린 지 한 달쯤 되었을 때, 아이는 꿈에서 토토를 찾았다고 얘길 했다.

 아이가 토토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해서... 여행지였던 (군산 신시도였을까? 전남 여행이었을까?) 숙소에 전화를 해서 테디베어 인형이 있는지 물었지만 당연한 듯(?) 없다는 연락이 돌아왔다.

 '너무 늦게 찾은 걸까?'

 집 어딘가에 토토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다가 시댁이나 친정에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하나하나 장소를 돌아다녔지만 토토는 어디에도 없었다.


2~3살 무렵 토토와 함께 어린이집 등원하는 길

'토토는 어디 갔을까?'

 토토가 사라진 지 한 달 반쯤이 되었다. 토토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진첩을 뒤져서 토토가 함께 있었던 마지막 사진을 찾았다.

 왠지 토토를 찾을 수도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 같은 것도 생겼다. 그날 밤 나는 잠을 거의 꼬박 새웠다. 나는 뭔가 고민거리나 관심거리가 생기면 잠을 잘 자지 못한다.


 눈을 감았다. 토토가 있을 만한 장소를 떠올렸다. 토토의 사진이 있는 4월 군산의 신시도... 그리고 5월의 강진 여행에 토토가 함께 갔었을까? 숙소로 전화를 걸어볼까? 갔던 음식점에 전화를 걸어볼까? 그때 나는 토토를 찾았다는 전화를 받았다. 토토를 만나러 가야 한다. 어디부터 가야 할까? 군산 신시도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곳에 토토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꿈이라는 사실이 허망했다.

 

"토토를 찾아야겠어. 토토가 어젯밤 내 꿈에 나타났어. 우리를 기다리고 있나 봐. 도대체 어디에 있지?'

 남편은 이제는 약간 포기한 듯한 눈치였다.

 "못 찾아. 분실물이 얼마나 많은데? 그 사람들이 그걸 다 가지고 있겠어?"

 그래도 토토를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토는 토토니까..


토토와 함께였던 군산 신시도 휴양림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꿈속에서 들었던 토토가 있다는 곳에 전화를 걸었다.

 "아이 애착 인형을 잊어버렸는데... 혹시 분실물 중에 35센티 정도의 곰돌이 인형이고, 분홍색 옷을 입은 테디베어 인형이 있을까요?"

  "곰인형이요? 아니요. 없는데요."

 토토는 어디에 있을까?

 

 그리고 몇 주가 흘렀다. 우리는 사진을 돌려보다가 토토를 발견하고 소곤거렸다.

 '토토'라는 이름은 이제 금기어가 되었다. 이름만 들어도 아이가 그리워할 테니까...

 다음 날 아침, 남편은 동그랗게 뜬 눈으로 허둥지둥 달려왔다.

 "어제 꿈에서 토토를 봤어. 토토가 우리를 기다리나 봐."

 "그러게. 토토가 지금 우리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어서 우리 꿈에 나오는데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우리집 호강 순위 1위에 빛나는 '토토'


  아이는 이따금씩 말했다.

 "토토가 보고 싶어요."

 남편은 말했다.

 "토토 고향에 갈 거야. 가서 토토를 데리고 오자."

 아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거기 있겠어? 거기서 우리가 데려왔어~"

 남편은 말했다.

 "아니야. 토토가 고향에 있을 거라고 연락했어. 고향에 가면 토토가 있을 거야."

 나도 옆에서 거들었다.

 "토토 고향에 가서 토토를 찾아보자. 아마 서윤이는 토토를 찾을 수 있을 거야."

 

사랑받는 예쁜 곰돌이 인형 '토토'

 아이 눈빛이 반짝거렸다.

 "어.. 나는 토토 사진을 가지고 있어. 사진을 보면 토토를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야."


 제주도에 언제 갈지는 모른다.

 우리가 토토의 고향에 가기 전에, 우리 토토가 우리에게 돌아오면 얼마나 좋을까?

(혹시 비슷한 곰돌이 인형을 보신 분 계실까요? 불가능일 줄 알면서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경으로 올려봅니다.)




토토는 우리집 막내 (언니가 항상 지켜줄게...)




자나깨나 토토 생각


토토는 우리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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