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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달맞이꽃

달빛 바라기 달맞이꽃

by 연두씨앗 김세정

<달맞이꽃> 김세정


어스름한 새벽녘에

눈 비비고 나가면

언제나 그럴 듯

활짝 피어있는

어여쁜 그대여


푸르고 깊은 밤

촉촉이 젖은 눈망울로

하염없이 기다리는

어여쁜 그대여

달이 없어

오늘은 외로워라

별이 있어

오늘은 외로워라





달맞이꽃 -김세정

오늘도 그대가

활짝 웃으니

이 밤이 더 환하여라

밤의 요정이여

나의 달맞이꽃이여



옛날 별을 사랑하던 요정들 속에 유독 홀로 달을 사랑하는 요정이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 요정은 별이 뜨면 달을 볼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별이 모두 없어졌으면 좋겠어. 그러면 매일매일 달을 볼 수 있을 텐데..."

라고 말을 해버리죠.

곁에서 그 말을 들은 다른 요정이 제우스에게 달려가 이 사실을 이야기합니다.

화가 난 제우스는 그만 달이 없는 곳으로 그 요정을 쫓아 버리고 맙니다.

달의 신은 자신을 좋아했던 그 요정을 찾아 헤맸습니다

그러나 곳곳에서 방해를 하는 제우스로 인해 둘은 끝내 만날 수 없었습니다.

요정이 죽은 후 요정을 찾은 달의 신은 매우 슬퍼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제우스는 미안한 마음이 들어 요정의 영혼을 달맞이꽃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어린 시절 밤하늘에 유독 동그랗게 뜬 달을 좋아한 적이 있습니다.

모두가 밤하늘에 반짝반짝 빛나는 별을 볼 때

묵묵히 가만히 내려다보는 달빛이 좋았습니다.

어느 날 결심을 했지요. 모두가 사랑하는 별이 아닌 달을 사랑하기로 말이죠.

그때부터 저는 달바라기로 살며

보름달이 되면 마치 늑대인간으로 변신할 것처럼 가슴이 콩다콩닥 뛴답니다.





<달맞이꽃> - 김용택


그리움 가득 채우며

내가 네게로 저물어 가는 것처럼

너도

그리운 가슴 부여 안고

내게로 저물어 옴을 알겠구나

빈 산 가득

풀벌레 소낙비처럼

이리 울고

이 산 저 산 소쩍새는

저리 울어

못 견디게 그리운 달 둥실 떠오르면

징소리같이 퍼지는 달빛 아래

검은 산을 헐고

검은 산을 헐고

그리움 넘쳐 내 앞에 피는 꽃

달맞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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