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바라기 달맞이꽃
어스름한 새벽녘에
눈 비비고 나가면
언제나 그럴 듯
활짝 피어있는
어여쁜 그대여
푸르고 깊은 밤
촉촉이 젖은 눈망울로
하염없이 기다리는
어여쁜 그대여
달이 없어
오늘은 외로워라
별이 있어
오늘은 외로워라
오늘도 그대가
활짝 웃으니
이 밤이 더 환하여라
밤의 요정이여
나의 달맞이꽃이여
옛날 별을 사랑하던 요정들 속에 유독 홀로 달을 사랑하는 요정이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 요정은 별이 뜨면 달을 볼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별이 모두 없어졌으면 좋겠어. 그러면 매일매일 달을 볼 수 있을 텐데..."
라고 말을 해버리죠.
곁에서 그 말을 들은 다른 요정이 제우스에게 달려가 이 사실을 이야기합니다.
화가 난 제우스는 그만 달이 없는 곳으로 그 요정을 쫓아 버리고 맙니다.
달의 신은 자신을 좋아했던 그 요정을 찾아 헤맸습니다
그러나 곳곳에서 방해를 하는 제우스로 인해 둘은 끝내 만날 수 없었습니다.
요정이 죽은 후 요정을 찾은 달의 신은 매우 슬퍼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제우스는 미안한 마음이 들어 요정의 영혼을 달맞이꽃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어린 시절 밤하늘에 유독 동그랗게 뜬 달을 좋아한 적이 있습니다.
모두가 밤하늘에 반짝반짝 빛나는 별을 볼 때
묵묵히 가만히 내려다보는 달빛이 좋았습니다.
어느 날 결심을 했지요. 모두가 사랑하는 별이 아닌 달을 사랑하기로 말이죠.
그때부터 저는 달바라기로 살며
보름달이 되면 마치 늑대인간으로 변신할 것처럼 가슴이 콩다콩닥 뛴답니다.
<달맞이꽃> - 김용택
그리움 가득 채우며
내가 네게로 저물어 가는 것처럼
너도
그리운 가슴 부여 안고
내게로 저물어 옴을 알겠구나
빈 산 가득
풀벌레 소낙비처럼
이리 울고
이 산 저 산 소쩍새는
저리 울어
못 견디게 그리운 달 둥실 떠오르면
징소리같이 퍼지는 달빛 아래
검은 산을 헐고
검은 산을 헐고
그리움 넘쳐 내 앞에 피는 꽃
달맞이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