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친 사랑과 다가올 사랑의 사이에서 들었던 노래....
블랙펄
그대가 좋아한 치마를 입고
그대가 좋아한 머릴 기르죠
우연히 라도 마주친다면
날 버린 걸 땅을 치며 후회하라고
좋은 차를 타고 누가 봐도 멋진 남자가
그댈 대신해 내 곁에서 날 지켜주고 있으니
친구들 내게 행복해 보인데요
그대보다 잘난 사랑에 잘된 일이래요
이 사람에겐 평생 미안한 일이지만
그대 아프길 바라는 내 사랑이니까
나만 바라보는 마음 착한 멋진 남자가
그댈 대신해 내 곁에서 날 지켜주고 있으니
친구들 내게 행복해 보인데요
그대보다 잘난 사랑에 잘된 일이래요
이 사람에겐 평생 미안한 일이지만
그대 아프길 바라는 내 사랑이니까
아프고 또 아프길 행복한 내 모습 보면서
날 버린 걸 후회하며 울며 살아가길
웃고 있어도 가슴은 울고 있죠
그대 아프길 바랬는데 내가 더 아파요
행복하다고 앞으로 그럴 수 있다고
내 맘을 속여 말을 해도 듣질 않네요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다. 사랑하지만, 사랑하기에 떠난다는 개떡 같은 소리를 남기고...
여자는 남자가 돌아오길 기다렸지만 사랑한다는 남자는 여자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여자는 남자의 사랑이 아직 남아있다는 것을 느꼈지만 그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했다.
여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래서 빌었다. 하늘에 빌었다. 그 남자가 자신보다 좋은 사람을 만나지 못하
남자가 여자를 떠난 걸 후회하게 만들고 싶었다.
'완벽한 복수는 내가 더 행복해지면 돼. 너 따위 잊고 더 좋은 사람 만나서 보란 듯이 사랑하고 잊어버리면 돼. 너보다 빨리, 내가 먼저.'
여자는 자신을 버리고 떠난 남자를 원망하면서 그 보다 좋은 사랑을 찾으려 애썼다.
여자가 찾던 좋은 사랑이란 어떤 걸까? 남자를 잊지 못하는 여자에게 어떤 좋은 사람도 좋은 사랑이 되지는 못했다.
끝난 사랑을 놓지 못한 여자에게 좋은 사랑이 올리 없었으니까...
어느 날 문득, 여자는 이제 그 남자를 놓아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자의 마음에서 남자를 보내주자 기적처럼 여자에게도 다시 새로운 사랑을 찾아왔다.
누가 봐도 그 보다 멋진 남자. 친구들은 여자에게 축하를 해줬지만 왠지 여자는 마음속 한 구석이 아파왔다.
여자의 결정이 너무 성급했던 걸까. 차라리 애초에 그 사람이 여자의 마음에 없었더라면 여자는 남자와 행복한 연애를 바로 시작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여자는 남자와 만나면서도 행복한 순간에 문득 그 사람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그리고 얼마 후 여자에게 새로운 사람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은 그 사람에게서 연락이 왔다.
"남자 친구 생겼다며? 축하해. 좋은 사람이라던데?"
"응. 좋은 사람이야."
"잘 됐네. 다행이야"
"잘 됐지. 다행은 무슨 다행."
"... 너는 꼭 행복해져라"
"... 나는 꼭 행복해야지. (넌 꼭 후회하거라)"
여자는 남자의 말꼬투리를 잡고 늘어졌다. 어쩐지 기운이 없어 보이는 말투가 그녀의 신경을 건드렸다.
여자는 남자보다 먼저 좋은 사람을 만나 알콩달콩 사랑에 빠지면 속이 아주 시원할 줄 알았다.
하늘을 날 듯 기분이 좋을 줄 알았다. 여자는 아무렇지 않은 듯 남자와 전화를 끊고 침대에 누웠다.
'잘 됐네. 행복해라.'
여자의 머릿속에 울리는 남자의 쓸쓸한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나쁜 자식, 어차피 나한테 오지도 않을 거면서 나한테 왜 이러는데...'
여자는 새로운 연애를 시작해놓고도 더 시원하게 그에게 복수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그보다도 그의 쓸쓸한 목소리를 듣고 가슴이 아팠다는 사실이 더 싫었다.
'싫어. 짜증 나. 심장이 고장 나 버렸으면 좋겠어.'
그때, 여자의 휴대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무슨 일 있어요? 목소리가 안 좋은데... 혹시 안 좋은 일이에요?"
여자는 수화기 너머에서 그녀를 걱정하는 남자의 목소리에 안도감을 느낀다.
'아, 이 남자는 따뜻한 사람이구나.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이구나.'
여자는 문득 수화기 넘어 자신을 걱정하는 남자의 어깨에 기대어 펑펑 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기, 나 보고 싶은데..."
"어? 정말요? 우리 통했네요. 나 안 그래도 지금 만나러 가는 길이었는데. 조금 있으면 집 앞에 도착해요. 10분 있다가 내려올래요?"
"어? 정말요? 우리 집으로 오고 있어요?"
"네. 그러니까 기분 나쁜 일 있으면 얼른 잊어요. 나랑 같이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
여자는 살짝 흘러내린 눈물을 닦았다. 여자는 창 밖으로 주차장을 내려본다. 방금 도착한 듯한 차량이 라이트를 끄고 주차장에서 하얀 김을 내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