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두씨앗 Jan 13. 2022

[이 노래] 회상

이별하고 돌아오는 길에 혼자 불렀던 노래...



< 회상 >                        -산울림


길을 걸었지 누군가 옆에 있다고

느꼈을 때 나는 알아버렸네

이미 그대 떠난 후라는 걸

나는 혼자 걷고 있던 거지

갑자기 바람이 차가워지네


마음은 얼고 나는 그곳에 서서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지

마치 얼어버린 사람처럼

나는 놀라서 있던 거지

달빛이 숨어 흐느끼고 있네


우 떠나버린 그 사람 우 생각나네

우 돌아선 그 사람 우 생각나네

묻지 않았지 왜 나를 떠나느냐고

하지만 마음 너무 아팠네

이미 그대 돌아서 있는 걸

혼자 어쩔 수 없었지

미운건 오히려 나였어


https://youtu.be/ZxICkLNo_ok

https://www.youtube.com/watch?v=ZxICkLNo_ok

 

문득 길을 걷다가 생각나는 노래, 산울림 <회상>이다.

그 해에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렸던 것 같다.

여자는 이미 마음이 떠난 버린 그 남자를 보내주기로 다짐했다.

여전히 남자를 사랑하지만 가진 게 없는 자신의 초라함이 그녀는 싫었다.

그래서 잡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찬바람이 날카로운 송곳처럼 가슴을 콕콕 찌르던 그 날...

바람이 불어오는 대로 여자의 발끝이, 손 끝이, 서서히 얼어붙었다.

여자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 코 끝에 맺혔다.

볼에서 시작한 눈물을 따라 얼굴도 서서히 얼어붙었다.

차가운 바람에 심장까지 꽁꽁 얼어붙었던 그 밤...

출처 :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2>

여자는 돌아서는 남자에게 왜 떠나느냐고 묻지 않았다.

'꺼져버린 사랑의 불씨는 힘이 없다고...'

식어버린 사랑의 냉기를 느끼며 여자는 남자를 무기력하게 떠나보냈다.


그녀의 얼어붙은 마음에 온기가 돌 때까지 아주 오랜시간이 걸렸다.

여자는 길 위에 서서 떠나버린 그 사람을 생각했다.

자꾸만 생각나는 그 사람을 보내기 위해 이 노래를 불렀다.

돌아선 그 사람이 생각날 때마다 생각나는 그 사람을 떨쳐내기 위해

여자는 길 위에 서서 노래를 불렀다.



떠나는 사람에게 떠나는 이유를 묻지 말자.

이미 돌아선 마음을 어쩔 수 있겠는가

미워하지도 말자

그저 그만큼의 사랑이었을 뿐이었으니까

그녀의 잘못도 그 남자의 잘못도 아니다.


이제는 생각나지 않는 그 사람을 생각하며

그녀는 길 위에서 산울림의 <회상>을 듣는다.


(이미지 출처 :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매거진의 이전글 [이 노래] 좋은 사람 -블랙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