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하고 돌아오는 길에 혼자 불렀던 노래...
< 회상 > -산울림
길을 걸었지 누군가 옆에 있다고
느꼈을 때 나는 알아버렸네
이미 그대 떠난 후라는 걸
나는 혼자 걷고 있던 거지
갑자기 바람이 차가워지네
마음은 얼고 나는 그곳에 서서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지
마치 얼어버린 사람처럼
나는 놀라서 있던 거지
달빛이 숨어 흐느끼고 있네
우 떠나버린 그 사람 우 생각나네
우 돌아선 그 사람 우 생각나네
묻지 않았지 왜 나를 떠나느냐고
하지만 마음 너무 아팠네
이미 그대 돌아서 있는 걸
혼자 어쩔 수 없었지
미운건 오히려 나였어
https://www.youtube.com/watch?v=ZxICkLNo_ok
문득 길을 걷다가 생각나는 노래, 산울림 <회상>이다.
그 해에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렸던 것 같다.
여자는 이미 마음이 떠난 버린 그 남자를 보내주기로 다짐했다.
여전히 남자를 사랑하지만 가진 게 없는 자신의 초라함이 그녀는 싫었다.
그래서 잡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찬바람이 날카로운 송곳처럼 가슴을 콕콕 찌르던 그 날...
바람이 불어오는 대로 여자의 발끝이, 손 끝이, 서서히 얼어붙었다.
여자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 코 끝에 맺혔다.
볼에서 시작한 눈물을 따라 얼굴도 서서히 얼어붙었다.
차가운 바람에 심장까지 꽁꽁 얼어붙었던 그 밤...
여자는 돌아서는 남자에게 왜 떠나느냐고 묻지 않았다.
'꺼져버린 사랑의 불씨는 힘이 없다고...'
식어버린 사랑의 냉기를 느끼며 여자는 남자를 무기력하게 떠나보냈다.
그녀의 얼어붙은 마음에 온기가 돌 때까지 아주 오랜시간이 걸렸다.
여자는 길 위에 서서 떠나버린 그 사람을 생각했다.
자꾸만 생각나는 그 사람을 보내기 위해 이 노래를 불렀다.
돌아선 그 사람이 생각날 때마다 생각나는 그 사람을 떨쳐내기 위해
여자는 길 위에 서서 노래를 불렀다.
떠나는 사람에게 떠나는 이유를 묻지 말자.
이미 돌아선 마음을 어쩔 수 있겠는가
미워하지도 말자
그저 그만큼의 사랑이었을 뿐이었으니까
그녀의 잘못도 그 남자의 잘못도 아니다.
이제는 생각나지 않는 그 사람을 생각하며
그녀는 길 위에서 산울림의 <회상>을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