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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씨앗 Oct 14. 2021

[아이의 사생활]  완벽한 급식

Q.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왔다

얼굴에 웃음이 가득한 걸 보니 좋은 일이 있나 보다.

"엄마 오늘 대박인 날이야"

"무슨 일인데?"


"오늘 급식이 새우튀김이 나왔는데 그게 만약 탕수육이었으면 진짜 100점인데... 그래도 나머지도 다 맛있어"


"메뉴가 뭐였는데?"

"짜장면이랑 요구르트랑 #^×&&@,~"

"좋았겠네."


"기분 최고였어. 그리고 오늘 학교에서 초코파이도 받았어. 엄마도 하나 줄까?"

"아니 엄만 괜찮아. 너 많이 먹어~"

"우와. 오늘은 진짜 기분 좋은 날이네."


아이의 마음을 쏙 사로잡은 식단이 궁금했는데

식단 사진이 올라왔다.

중식이었다.

얼마 전 학교 급식 설문조사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쓰라고 해서 '짜장면'을 썼더니 '짜장면'이 나왔다.


아마 짜장면을 싫어하는 아이라면 오늘 급식을 보고 실망을 했겠지?

어쨌든 엄마(?)는 싫어할지도 모르는 이 식단이 우리 아이에게는 최고의 식단이었다.

 아마 저 정도 기분이면 김치는 좀 남기고 나머진 남김없이 싹싹 먹었으리라.


 지금 생각해보면 어릴  나는 반찬투정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라 뭐가 나오든 적당히 먹었던 것 같다. 그런 나와는 달리 학교에 오자마자 급식 메뉴를 제일 먼저 관심 가지는 아이들있었다.


 급식 메뉴를 보고 기뻐하거나 슬퍼하는 친구들을 보고 '저게 뭐가 중요할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오늘 깨달았다. ', 우리 아이도 급식 메뉴가 중요한 아이였구나! '


(후기)

브런치에 급식 이야기를 올리자 조회수가 폭발했다.

도대체 왜 그런지 궁금해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왜긴, 먹는 게 제일 중요하지. 점심때마다 사람들이 제일 많이 생각하는 게 뭔데, 오늘 뭐 먹었지? 그거잖아."


언니 말을 듣고야 깨달았다.

"오늘 저녁은 뭐 해 먹지?"

어쩌면 나도 먹는 게 중요한 사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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