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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사생활] 아이가 좋아하는 동요

[핑크퐁] 엄마에게 들려주고 싶은 선곡 - 엄마가 사랑해

by 연두씨앗 김세정

차를 타고 가는 길에 귀에 꼽고 있던 이어폰을 뺀 둘째가 말을 꺼낸다.

"엄마, 이거 들어봐. 이거 내가 좋아하는 노래야. 잘 들어봐야 해."

"무슨 노랜데?"

아이는 엄마가 노래를 잘 듣고 있는지 감시하면서도 얼굴에 가뜩 웃음을 띄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WH4Cb93TKo

4짤 공주님♡

엄마가 사랑해


"엄마는 날 언제 사랑해?"

"그건 말이야"


깔깔깔 웃을 때나

앙앙앙 울 때도

싫어 싫어 투정 부려도

엄마가 사랑해

"진짜?"


뽀득뽀득 씻을 때나

꾸리꾸리 냄새나도

우당탕탕 말썽 부려도

엄마가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우리 아가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엄마가 사랑해


반짝반짝 빛나는

별님보다 더 많이

엄마가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우리 아가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엄마가 사랑해


반짝반짝 빛나는

별님보다 더 많이

엄마가 사랑해

"나도 사랑해요"


엄마가 사랑해

"쪽"


아이가 엄마에게 이 노래를 들려준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다.

저녁 시간 아이를 씻기 전, 나는 아이의 몸에 코를 들이대고 냄새를 맡는 습관이 있다. 유독 땀을 많이 흘리는 둘째는 첫째와 달리 매번 씻기 전에 꾸리꾸리(?)한 냄새가 난다. 남편과 나는 어린 시절부터 딸의 땀냄새를 맡고 도망하기를 반복했다.

'분명 좋은 냄새는 아닌데... 뭔가 귀여운 냄새였다. 우리 딸이 이런 냄새가 날 때까지 뭘 열심히 한 걸까?'

날마다 분명히 뽀송하게 씻겨서 재웠는데, 하루만 지나면 꾸리꾸리 한 냄새가 났다.

마구간의 지푸라기 속 냄새? 촉촉하게(?) 젖은 아기 강아지 냄새?

아무튼 설명할 수 없는 꾸리꾸리 한 냄새를 난다. 분명 좋은 냄새는 아니지만 그 냄새를 맡고 우리 딸이 맞다는 생각에 남편이랑 나는 키득거리며 웃기도 하고 놀리기도 한다.

어느 때는 부끄러워하며 화를 내기도 하고, 어느 때는 엄마 아빠를 놀리기 위해 땀냄새나는 몸으로 침대에 가서 뒹굴뒹글해 아빠를 경악하게 만들기도 한다.

한 가지 분명한 거는 우리는 딸이 냄새가 나도 '귀여워'하고 '사랑한다'

냄새난다고 놀리는 건 싫지만 딸도 엄마 아빠가 자신을 '귀여워'한다는 것은 딸도 알고 있다.


'싫다고 투정 부릴 때도.'

'냄새난다고 놀릴 때도.'

우리 딸이 엄마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걸 알고 있는 걸까?


아이가 엄마에게 이 노래를 들려주고 싶은 이유는 아마도

'깔깔깔 웃을 때도, 앙앙앙 울 때도, 싫어 싫어 투정 부려도 사랑해주세요.'

'뽀득뽀득 씻을 때도, 꾸리꾸리 냄새나도, 우당탕탕 말썽 부려도 엄마가 사랑해주세요.'

라는 뜻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말썽꾸러기, 장난꾸러기 둘째는 사랑이 고픈 아이다.

사랑을 해줘도 더! 더! 더! 바란다.

"엄마, 나 잘했으면 볼에 뽀뽀 1번 해주세요."

"그래 좋아. 뽀뽀"

아이의 볼에 '쪽'하고 뽀뽀를 한 다음 귀여워서 '쪽'하고 한 번 하고 마지막으로 '쪽'하고 뽀뽀를 했다.

"엄마, 왜 3번이나 해요?"

"왜냐고? 좋아서."

"좋으면 뽀뽀를 많이 해요?"

"응. 좋으니깐 뽀뽀를 많이 하지."

아이는 잠시 고민하더니 다른 쪽 볼을 내민다.

"여기도 그럼 뽀뽀해주세요. 5번."

"5번이나? 그래 좋아. 쪽! 쪽! 쪽! 쪽! 쪽!"

"반대쪽에 또 해주세요. 3번 더!"

"3번 더? 알았어. 쪽! 쪽!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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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이제 5번 더?"

"너어!!!!!! 엄마랑 장난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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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받고 싶은 둘째에게 엄마가 정한 가훈(?)을 읊어주며 급하게 애정을 종료한다.

'적. 당. 히. 하. 자.'

아이는 무한정 사랑(?)을 받고 싶은데, 엄마도 사랑하지만 가끔 아이가 원하는 만큼(?) 사랑을 못 주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딸아, 뽀뽀도 적당히 받자.


아빠랑 뽀뽀 주고받기 놀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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