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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쉼표> 환자의 마음

아파보니 알겠다.

by 연두씨앗 김세정

건강했던 내가 갑자기 아프고 나니

졸지어 환자의 마음이 되었다

주변에 자잘히 자주 아프던 사람들이 많았던 나는

그들의 투정이 귀에 박히게 들었지만

이해하는 한 편 건너뛰는 경우도 많았다

그들의 아픔을 제가 느껴보지 못했으니까


아파보니 알겠다

환자의 마음은 이렇구나

물론 100명의 환자가 있다면 100가지 마음이 있을 것이다

아프다

나는 아프지만

나를 동정하지는 마라

나는 혼란스럽지만

나에게 조언하지 마라

나는 슬프지만

나와 함께 울어주지는 마라

내가 웃고 있지만

함께 웃어버리지는 마라

기 쎄보이는 갈매기횽아(?)


너무도 이기적인 마음으로 내 마음을 표현해본다

어느 날은 괜찮다가

어느 날은 눈물이 난다

어느 날은 화가 났다가

어느 날은 모든 것이 이해가 된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바뀌는 내 마음을

남이 알리는 없다


내가 괜찮다 하였어도

지금은 괜찮지 않은 것도 있고

내가 힘들다고 하였어도

계속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니다


알지도 못하면서 툭 던지는 말은 위로가 아니라 칼날이다

당신의 어설픈 위로가

나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

그저 아무 말없이 묵묵히 곁에 있어주면 어떨까


쓸데없이 고민으로 밤낮을 센다고 뭐라 하여도

당신의 말 한마디로 내 고민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좋은 거 먹고 좋은 생각하고 좋은 운동 많이 한다 하여도

나는 당신만큼 가벼울 수 없다


내가 아픈 것이 당신의 탓이 아니듯

내가 아픈 것도 모두 내 탓만은 아니다

그저 가끔 숨 쉴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당신의 삶이 힘들듯, 내 삶도 힘들었으니

그동안 고생했고, 수고했다고

그저 탓탓탓, 해라 해라, 충고 말고

그저 옆에서 묵묵히 끄덕여주었으면 좋겠다.



22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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