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이 봐주고 더 사랑해 줄게]
어떤 시인이 그랬다 들꽃은 하늘이 키우는 거라고 아름답지 않은 꽃이 어디 있겠냐마는 나는 무관심한 작디작은 들꽃이 더 대견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누가 돌봐주지 않아도 햇살과 바람 빗방울을 맞으며 스스로 자라나니깐 그래서 더 경이롭고 신비하고 기특한 마음이 드나 보다
화려하지 않고 눈에 쉽게 띄지는 않지만 그러한 것들에 개의치 않고 본인만의 온전한 세계를 살아내니깐 들꽃처럼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들꽃 같은 사람들만 만나 들꽃 같은 관계들만 이어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귀여운 보라색 꽃은 생김새와는 달리 본 이름이 음 ‘큰 개불알꽃’이다 (진짜 안 어울리는 이름) 일본에서 지어진 이름인데 앙증맞은 꽃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아 우리나라에서 봄까치꽃이라고 다시 이름을 지어줬다고 한다
나태주 작가님의 시처럼 자세히 보아야 아름다운 그리고 자세히 보아야 발견할 수 있는 그런 꽃이다
하얀 꽃은 콩다닥냉이라는 이름을 가진 꽃인데 나도 냉이의 꽃인 건 사실 얼마 전에 알게 되었다
꽃 아래 잎사귀가 꼭 민들레 같아 처음엔 민들레과의 식물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냉이꽃이었다는 그래서 이 꽃 근처를 지나다 보면 냉이를 따는 어르신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냉이는 봄을 장식하는
나물인데 이렇게 꽃이 피어버리면 무용지물 먹을 수가 없다 한다 꽃이 피기 전 뿌리째 잘 살려내어야만
식탁에 올릴 수 있다
들판에서 쑥이나 냉이를 캐 보고 싶은 마음은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는데 언젠가 내게도 한 번쯤은 기회가 오겠지 조용히 폈다가 사라지는 들꽃들아 이 봄이 다 가기 전 내가 많이 바라봐 주고
더 많이 사랑해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