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그림자 Feb 27. 2024

ᴇᴘ. 74 나에게 독서란

[낭만을 위하여]



나는 거의 하루도 거르는 날 없이 책을 읽는 편이다 독서의 시간대는 두서없지만 보통 차에서 때워야 하는 점심시간이나 여유가 생겨 나온 산책길의 순간 또는 카페 (사실 이 장소는 코로나 이후 잘 안 가지만) 대부분 따뜻한 침대 위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어디든 앉을 수만 있는 공간이면 크게 개의치 않는다 시간 또한 그렇다 내가 책을 언제나 나의 옆에 두게 된 지는 얼마나 되었을까 이 조차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시계 차는 것은 깜박해도 책을 챙기는 일은 깜박하지 않는 편이긴 하다 나는 진정 책을 좋아하는 것일까 자문한 적이 있었지만 답은 잘 모르겠다였다 책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본질로 들어가 보면 그것에 의지하고 현실에서 도피하는 하나의 매개체로서 생각한다는 것이 더 정확한 대답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어떤 종류의 책이든 지식이나 감성을 차곡히 쌓아 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별 볼일 없는 일상을 보내며 사는 나는 책을 읽고 있는 그 순간만큼은 그 텍스트 안에서 활개를 치는 근사한 사람이 되는 기분 이어서일까 어떤 단어에 눌러앉아 그 단어에 대해 사색하고 어떤 문장에 누워 밑줄을 치고 속으로 되뇌면서 나도 그러한 비슷한 생각을 한 적 있다고 착각하는 것은 꽤 낭만적인 일이다 나는 낭만적이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것 같다 낭만적인 일은 현실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한데 책 속에는 낭만이 있다 슬픔도 절망도 쾌락도 즐거움도 사랑도 고민도 다 낭만이란 단어로 점철된다 그래서 텍스트로 나는 도피한다 모든 장의 텍스트가 그러하지는 않지만 마음에 드는 구절이 나온다 하면 나는 심장이 뛴다 현실에서 누가 어떠한 것이 내 심장을 뛰게 하는가 나는 허구 속으로 도피하고 그 안에서 안식을 얻는다 비겁하지만 손쉽다 누추하지만 낭만적인 일인 것이다 독서라는 것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