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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shine Aug 04. 2022

영업인듯 영업아닌

노산일기

남편 영업 자리에 나와 아이가 동원되었다. 술이 취한 상태에서 예의상 초대한다고  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인 것이 아닌가 마음이  찜찜했지만 분리불안 남편을 보듬는 마음으로 원주까지 따라 왔다.


날은 덥고 벌레는 많고 사람들은 낯설었다. 영업은 우리 딸이 다했다 싶을 정도로 오늘따라 낯도 안 가리고 방실방실 웃어댔다.


아무리 맛있고 좋은 음식도 자리가 불편하면 코로 들어가기 마련이다. 직접 키우셨다는 농작물들과 직접 담그셨다는 김치, 그리고 오븐에 구운 닭고기는 정말 꿀맛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배가 부르면서 동시에 허기가 졌다. 근처에 예약한 숙소에 와서 통닭 한마리와 라면을 남편과 뚝딱 나눠 비웠다.


아무리 봐도  숙소가 20만원짜리라는 것이 이해가 안되어서 본전 뽑고 싶은 마음에 해가 뉘엇뉘엇해서 영업시간이 이미 지난 텅빈 수영장을  가족이 전세내서 휘리릭 수영을 하고 나왔다. 무슨 날파리가 눈에 코에 입에 사방팔방  들어가는지 도대체   수가 없고 무엇보다 돌도 안지난 아이가  하루 무슨 고생인가 싶어서 5분도 안되어 물놀이를 급히 마쳤더랬다.


둘다 피곤한지 불을 끄자 코를 골며 잠든다. 나는 이대로 잤다간 소화가  되지 않은  뱃속 라면 덕분에 내일  눈꺼풀이 두꺼비처럼 부풀어 오를까봐 피로를 떨쳐내며 책과 휴대폰을 번갈아 만지작 거리는 중이다.


딸과 유럽여행한 엄마의 에세이를 읽는데 부러우면서도 동시에 매우 설렌다. 8살쯤에 같이 가고 싶은데 그때까지는  마이너스 계좌가  복구 되기를.

아래는 내 소망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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