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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노산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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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shine Aug 18. 2022

드디어 우리집에도 코로나가 들어왔다.

노산일기

남편이 영업직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그동안 무사히 지나가기에 역시 백신 효과가 있나보다 했더랬다. 만병은 방심하는 순간 찾아온다. 사회적 거리두기 분위기가 완화되고 술자리가 많아지면서 일주일에 많으면 2-3회, 적게는 1-2회 꼬박꼬박 약속이 있더니 결국은 본부 회식 자리에서 바이러스가 묻어왔나보다.


자가키트로 하는 검사는 아무래도 코를 깊지 않게 살살 파게 되니 결과가 신빙성이 없다. 열이 오르고 목이 쉬는 것이 누가봐도 코로나였는데 자가키트 검사가 음성이었던 남편은 그냥 감기 몸살이라고 생각했고 다음 날 또 출근을 했다. 혹시 모르니 병원에서 검사 받아보라고 했고 화요일 오후 검사를 했다. 아니나다를까 바로 양성.


무슨 수업 하나를 듣고 있던 나는 부랴부랴 수업을 마무리 하지 못하고 집으로 왔다. 나야 성인이니 뭐 어떻게든 견뎌내겠지만 아이가 큰일이다. 집을 일단 소독을 하고 환기 및 대청소를 했다. 갈 곳이라곤 부산 친정집 밖에 없는데 그곳은 80넘은 상노인 두 분이 계시다보니 친정으로 피신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아닌 것 같아 일단 위험을 무릅쓰고 집에 상주하는 선택을 했다.


병원에 아이를 데리고 갔더니 증상이 나오기 전에 검사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 하여 다시

집으로 되돌아왔다. 잘 먹어야 빨리 나을 것 같아 정말 진수성찬 삼시세끼 고기 반찬 필수로 정성을 들여 골방 안 상전을 모셨다. 상전은 정말 이 기회에 진정한 상전이 되셨다. 분명 다음날 열이 떨어졌는데 계속 침대와 한 몸이 되셨고 그 와중에 운동을 좀 해야겠다고 아령을 가져다 달라고 하셨다. 내 몸이 멀쩡하면 안쓰러움에 그러려니 할 일인데 나도 체력이 딸리다보니 속에서 부글부글 분노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이와 24시간 부비고 있는데 증상이 없다고 가만히 있는 건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 수요일에 보건소를 찾았고 나만 검사를 했다. 목요일로 넘어가는 밤, 목이 시큰한 것이 아.. 왔다 싶었다.


목요일 아침 양성 문자. 바로 보건소를 찾아 아이도 검사를 마쳤다. 아기 코 안에 어떻게 후비나 걱정이 많았는데 아기는 입 안을 닦아 검사를 하더라. 어쨌든 그 검사도 꽤나 걱정이 되었는데 아이는 맘마 주는 줄 알고 얌전히 입벌리고 있더라. 순한 아이 키우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요즘은 코로나 양성이어도 지정된 시간에 병원에서 대면검사가 가능하다. 가급적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안 주려고 돌아돌아 인적 드문 길로 병원을 갔다. 나의 몸 상태로 인해 처방 받을 수 있는 약이 한정적이라 열이 39도 이상 오를때만 약을 먹고 그 외엔 정신력으로 버티라고 했다. 평균 체온 38.7도를 왔다갔다 하더니 낮 시간에 39도를 넘어가서 부득이 약을 먹었다.

고열과 뼈마디마디 쑤심, 오한, 극심한 몸살. 입맛이 전혀 없음. 현재까지의 증상이다.


나의 확진으로 현재 정점에 올라있는 나보다는 한풀꺾인 남편이 나을 듯 해서 아기 돌보기 도움을 받기 시작했다.


그렇게 위드코로나를 실천하며 세 식구가 방구석 고군분투 중이다. 제발 아기는 아프지 않게 지나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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