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산일기
오랜만의 일기
한 번 쓰지를 않으니 중단에도 관성이 생긴다. 남기고픈 글이 있어도 막상 쓰기가 뭔가 어색한 느낌.
오늘로 아기는 태어난지 400일을 맞았다. 기고 서는게 빠른 아이는 아니라서 이제야 쪼그리고 앉았다가 서보는 것을 시작했다. 할머니들은 마음이 급하다. 누구는 언제 걸었다더라 누구는 언제 말을 시작했다더라 누구는 언제 글을 읽었다더라. 그 와중에 직장동료는 지금 시기에 필수로 사야하는 책을 왜 사주지 않았냐고, 얼굴은 애를 들들 볶을 것처럼 생겼는데 실제론 내깔려둔다고 했다. 나는 아이의 미래보다는 내 미래가 더 걱정이라고 했더니, 우리의 미래는 걱정한다고 바뀌지 않지만 아이의 미래는 투자하는만큼 바뀔 수 있다고 한다. 부모가 중심을 잡아야 하는데 나의 철학도 주변의 이야기들에 흔들리는 것도 사실이고, 정작 아이에게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타고난 그릇이 있다는 핑계로.
참 시간은 빨라서 긴 것만 같던 휴직도 끝나간다. 그간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가에 대한 스스로의 질문의 대답은 죽을때까지 돈버는 엄마, 그 돈으로 내 자식과 재밌게 살 수 있는 엄마이고 싶다. 남편이 핸드투마우스라고 비난을 퍼붓지만 뭐 돈 벌어 무덤에 싸갈건가, 재밌는 추억 많이 만들고 가면 되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