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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느린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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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shine Dec 13. 2022

부캐 만들기

느린 정원

교육원 교육과정 중의 하나로 GTQ 시험이라는 것을 쳤다. 정말 오랜만에 쳐 보는 공인시험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간절히 패스하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을 더욱 졸이게했다. 사실 그림 시장이라는 것이 자격증으로 인정받는 곳이 아니고 포폴로 인정받는 곳이기 때문에 자격증 유무가 딱히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휴직 중에 무언가라도 해놓고 싶다는 생각에 간절함이 커졌다.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못하는 나라 시험을 핑계로 집안일과 육아, 그 외 모든 것을 놓다시피했다. 아직 시험 결과는 안 나왔지만 예상치못한 결격사유가 아니라면 적당히 패스할 정도는 된 것 같다.


시험이 끝나자 갑자기 목표가 사라진 느낌이라 조금 방황을 했다. 방황이라는 단어를 쓰자니 마치 대단한 뭔가를 한 사람처럼 여겨져서 단어선택을 조금 망설였지만 어쨌든 마음이 허공에 붕 떠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려놓은 그림도 딱히 없고 정체성을 찾지도 못했는데 그저 꿈꾸는 기분으로 명함 디자인을 해 보았다. 진짜 작가가 된 것 같은 기분으로.


디즈니 시리즈는 역시나 저작권 문제로 판매등록에 실패했다. 예상했던 일이라 딱히 아쉬움은 없었지만 그려놓은 것은 아까운 마음에 여기저기 돌려 써 보는 중이다. 판매를 생각해봐도 원가도 안나오는 스티커도 만들어보고 ai 파일이 아닌 실물 명함도 찍어보았다.


막상 공을들여 일러스트 작업을 해보니 노가다도 이런 노가다가 없다. 그리고 취미 생활로야 내 취향대로 내 능력대로 그리면 그만이지만 바이어가 있다고 생각하면 그들의 요구사항에 따라 공들인 그림에 얼마나 수많은 재작업을 해야 할지 상상만 해도 벌써부터 진이 빠진다. 그러면서 내 현재의 월급이 얼마나 감사한지도 빨리 일하고 싶다는 마음도 들게 하는 것이 아 이래서 부캐란게 필요하구나 싶다.


어쨌든 보이지 않는 미래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중이다. 돈 쓰는 취미생활 하는 걸론 누구한테도 안 질 자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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