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쓸 때, 어느 순간 글이 더 이상 써지지 않을 때가 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필자의 경험을 비춰보면 처음부터 너무 완벽한 원고를 쓰려는 마음이 앞선 경우가 그렇다. 초고부터 완벽한 글을 쓰는 사람이 있을까. 글에 대한 부담을 버리고 무조건 생각의 흐름을 쫓아 글을 써 내려 가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초고가 완성된 후 이제는 제대로 된 글, 책으로 출간되기 위한 체계적인 글이 되기 위한 ‘퇴고’ 작업이 중요하다.
헤밍웨이는 노벨상 수상작인 <노인과 바다> 초고를 쓰고 200번이상을 고민했고,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니나>의 초고를 3주 만에 집필을 했지만 퇴고작업은 휠씬 오랜 후에 작품을 완성했다. <단 한번의 연애>의 소설가 성석제는 신문 인터뷰에서 두 달 만에 초고를 마쳤지만 퇴고과정이 3개월 정도 걸렸다고 한다.
글을 쓰는 시간보다 다듬고 고치는 시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을 알 수 있다. 즉 글이 써지기 시작한다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써 내려가기 바란다. A라는 주제로 글을 쓰다가 B라는 주제에 관한 이야기가 떠오른다면 놓치지 말고 쓰라는 것이다. 초고가 완성되었다면, 이제 책쓰기가 절반이 끝났다. 나머지 절반은 윤문과 고쳐쓰기이다. 보다 문장이 빛이 나게 다듬고 어색하고 의미상 혼돈을 주는 문장, 문단과 관련 없는 문장 등에 대해서는 고쳐쓰기가 필요하다.
헤밍웨이는 “모든 초고는 걸레다.” 라고 말하며 퇴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의 뛰어난 문장가 구양수는 글을 쓰면 방의 벽에 붙여두고 시간이 될 때 마다 문장들을 고쳤다고 한다. 어떠한 글은 최종 완성된 글과 초고와 비교했을 때 초고의 글이 한자도 남아있지 않았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앤 라모트는 그의 저서인 <글쓰기 수업> (웅진윙스)에서 첫 번째 원고는 ‘내린 원고(down draft)’ 두 번째 원고는 ‘올린 원고 (up draft)' 세 번째 원고는 ’치과원고(Dental draft) 라고 부른다. 내린 원고는 작가가 생각나는 데로 종이에 내려쓴 원고를 뜻하고, 올린원고는 내린원고를 다듬고 수정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원고를 가르킨다. 그리고 치과원고는 모든 치아 하나하나를 꼼꼼히 검사하듯 어휘와 의미전달 등을 세세하게 살핀 원고임을 뜻한다.
즉 퇴고는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2차, 3차 수없이 보고 또 보는 작업 속에서 글의 완성도를 높여나가는 작업이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미국작가 아이작 싱어는 “휴지통이 작가의 가장 친한 친구다.” 라고 이야기 했고, 미국 작가 제임스 미케너는 “나는 별로 좋은 작가가 아니다. 다만 남보다 자주 고쳐 쓸 뿐이다.” 라고 말했다. 미국 작가 존어빙 역시 고쳐쓰기를 강조했다 “내 인생의 절반은 고쳐 쓰는 작업을 위해 존재한다.”
국어시간에 배우는 퇴고의 3원칙은 삭제의 원칙, 부가의 원칙, 재구성의 원칙이다. 따라서 퇴고시에는 3가지 원칙에 입각해서 작업을 진행하면 된다. 필자 역시 책이 출간하기 전까지 원고를 최소한 10번 이상을 본다. 그리고 쓴 글을 프린트해서 읽고 또 읽으면서 필자가 정한 ‘퇴고의 7원칙’을 가지고 살펴본다.
첫째, 군더더기 표현을 삭제한다. 꼭 쓰지 않아도 되는 조사, 불필요한 미사여구, 이중표현 , 비슷한 의미의 반복되는 문장 등을 과감히 삭제한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나의 야심은 다른 사람들이 한 권의 책으로 말하는 것을 열 개의 문장으로 말하는 것이다" 며 중언부언 하는 것에 거부감을 나타냈다.
둘째, 문장, 문단이 길면 끊어서 의미를 명료화 시킨다. 초고를 읽다보면 내가 쓴 글이지만 의미파악이 안될 때가 있다. 문장의 호흡을 길게 가져가면 글읽기가 힘들다. 장황한 문장은 끊고 또 끊는다. 또한 하나의 문단도 양이 너무 많으면 정확한 메시지 전달이 힘들다. 따라서 적절히 분량 조절을 통해 내용의 명료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셋째, 모든 문장과 문단이 해당 주제에 부합되는지 체크한다. 챕터 주제와 전혀 무관한 문장이나 사례가 들어가 있는 경우가 있다. 이를 찾아내서 적재적소에 배치시켜야 한다. 내용은 참신하고 좋은데 정작 주제와 동떨어진 글이 놓여진 경우가 있다. 반대로 주제를 뒷받침할 자료가 부족하다면 부가하는 작업을 한다.
넷째, 문체를 통일 시킨다. 필자의 경우, 어떤 때는 ‘~습니다’ 어떤 때는 ‘~했어요’ 라고 쓴다. 문체가 중구난방일 경우 글의 통일감이 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다섯째, 맞춤법, 띄어쓰기, 문장부호 등을 총체적으로 확인한다. 컴퓨터로 작업하다보니, 오류가 있을 때는 글 아래 빨간 밑줄이 있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가끔 단어는 문법에 맞게 씌여졌지만, 문맥에 어색한 경우가 있다. 이때는 컴퓨터도 발견하지 못하는 문법오류인 것이다. 또한 수동형 문장은 능동형으로 고치고, 목적어를 동사 뒤에 배치하는 영어적인 표현도 수정의 대상이다.
여섯째, 글의 목적이 정확한지, 출처를 밝혔는지 체크한다. 다시 말해, 글의 주제가 잘 드러나게 글을 썼는지 그리고 제시한 예시나 자료의 정확한 출처를 제시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혹, 글밥은 많지만 무엇을 뚜렷하게 이야기 하는지 포인트가 없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글쓴 의도가 정확히 나타날 수 있도록 강조점에 무게를 싣는 작업을 한다.
마지막으로 책 전체를 두고 내용의 흐름에 주목한다. 글을 퇴고하다보면 숲이 아닌 나무에 집중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글 전체적 구성과 맥락을 짚으며 글을 읽는 것도 필요하다. 챕터와 챕터사이의 연관관계와 흐름성 그리고 챕터 안의 소주제(꼭지) 사이의 맥락에 대해 살펴보아야 한다. 또한 적절한 제목인지도 판단하는 작업이다.
퇴고의 핵심은 글이 술술, 막히지 않고 쉽게 이해될수 있도록 문장을 다듬어 가는것에 있다. 퇴고작업의 끝은 없다. ‘이제 다 된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지만 다시 보면 무언가 부족한 것 같고, 어색한 부분, 아쉬운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퇴고작업까지 마쳤다고 해서 바로 원고를 투고 하기 보다 짧게는 한 달, 길게는 6개월 정도 원고를 묵혀두자.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 원고를 다시 꺼내어 읽어보자. 보다 객관적인 시각, 이전과는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원고를 퇴고할 수 있을 것이다. 글의 완성도는 퇴고의 횟수에 비례함을 명심하고 읽고 수정하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1952년 출간이래, 전 세계 4천5백만부 이상 판매된 <샬롯의 거미줄>. 저자인 미국의 동화작가 엘윈 브룩스 화이트 역시 퇴고를 강조한다.
“위대한 글쓰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위대한 고쳐쓰기만 존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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