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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선 Jun 24. 2022

난생처음 조회수 6000


피곤함으로 가득했던 일요일 아침.

아침 일찍 일어난 첫째는 나를 깨우고, 나는 눈도 못 뜬 채로 핸드폰 시계를 확인했다.

"이게 뭐야?"

"왜 엄마?"


"조회수가 1000이 넘었대"

"조회수가 뭐야?"


조회수가 뭔지 모르는 8살 아이와 뭔가를 잘못 본듯한 나는 똑같은 표정으로 핸드폰을 응시했다.





분명히 조회수가 1000을 돌파했다는 알림이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일단 컴퓨터를 켰다. 핸드폰으로 다음 메인을 살펴보며 혹시나, 설마 하며 내 글을 찾아봤다. 역시나 다음 메인에 올라가 있는 글. 신기한 경험이 아닐 수없다.









하루 종일 핸드폰을 들었다 놨다의 연속이었다. 다음 메인 사이트를 들어갔다 나갔다. 브런치에 들어갔다 나갔다. 컴퓨터를 켰다 껐다. 정신없도록 보고 또 봤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불과 3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나의 우울함을 배출하는 창구로 글을 선택했고, 오로지 나만을 위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나의 과거를 부끄러움 없이 내뱉었고, 그 경험은 내 속에 응어리진 것들을 속 시원하게 만들어줬다. 그리고 돌아본 내 가족은 한없이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로 가득 차있었다. 남편과 아이들, 나의 엄마, 아빠, 시댁 식구들까지.

나를 사랑해주는 남편의 이야기가 여러 사람에게 읽혔다 생각하니 묘한 행복이 왔다. 더 열심히 사랑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당신의 이야기가 몇천 명에게 읽혔다고 하니 남편은 무덤덤하게

"그래? 응."(끄덕끄덕)

이라는 반응이 끝이었지만 내심 좋은 기분을 받았다는 것을 안다.





 

나는 한 번에 브런치 작가에 합격했다. 이렇게 쉽게 나를 작가로 써주다니 그저 얼떨떨할 뿐이었다.

글을 쓰기 시작하고, 브런치 작가가 되고, 다음 메인에 내 글과 이름이 올라가는 경험까지 너무나 짧은 시간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브런치에서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에서 나 같은 초짜 작가의 글을 메인에 띄워주었나 보다.

그런 의미라도 처음 겪는 이런 경험들은 나에게 소중하다. 다음카카오와 브런치에 많이 고맙다.




남편은 치솟는 조회수를 보면서 또다시 커피를 내렸다.

전날 마신 술이 아직 남편의 속을 잡아먹고 있었지만 남편은 이겨냈다. 커피 마시고 싶다는 나의 한마디에 물을 끓이고, 커피콩을 갈고, 고소한 향을 풍기며 커피를 건네주었다.








<메인에 올라간 글>

- 남편이 내려주는 커피만 마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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