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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결이 언니 Jan 29. 2020

나는 이런 사람이 좋다

우리 딸도 이런 사람을 만나기를 


나는 결핍이 있는 사람이 좋다


아무것도 부족한 것 없이 자란 사람, 

그래서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결핍감을 가져보지 못한 사람은

타인의 수 많은 부족함들을 

이해하고 채워줄 수 없다.

자기 자신이 한번도 그런 적이 없기 때문에

결코 공감할 수 없으니까 ㅡ


그래서 나는 어느 부분에서건 결핍된 무언가가 있는 사람에게 마음이 간다.

그런 사람은 태어날때부터 손에 쥐어진 무언가를 지키려고 사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채로 태어나 

무엇이라도 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살아간다. 

그 시간들이 고되고 힘들어도 - 

그로인해 깊이가 있는 사람이 된다. 


나는 그 깊이로 인해 

타인을 이해하고, 

포옹해줄 수 있는 사람이 좋다.

그리고 나 또한 

풍요로운 사람은 아니기에 

내가 가진 결핍으로 주변사람들을 

보듬어 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 옛날 한번 - 그런 사람을 본적이 있다. 

모든 것이 너무나 풍족했던 사람.

부족한 것 없이 나고 자라 , 공부를 하고 

풍족한 돈으로 세상의 VIP급으로 살아온 사람. 

다른 사람이 보면 - 

와아 할 그 사람의 스펙 뒤에 보이던. 

자기 밖에 모르던 그 이기심과 세상을 자기 아래로 보던 우월함.


그래서 나는 더더욱 결핍이 있는 사람이 좋다. 

그 사람 너무 별로였으니까 - 



나는 얼굴이 아니라 

마음이 예쁜 사람이 좋다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무엇이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언제나 옳은 선택은 보이지 않는 것'

이라고 믿는다.


대학교 시절, 

고체적 아름다움인 얼굴의 생김새가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그 사람의 기체적 아름다움을 봐라. 

그건 - 표정을 보면 알 수 있으니,

표정이 아름다운 남자를 만나야한다는 

장경철 교수님의 말씀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친한 동생들에게 

얼굴이 잘생긴 남자가 아니라,

마음이 잘생긴 남자를 만나기를 

거듭 강조한다. 


외형은 그 사람이 타고난 것이지만,

내면은 그 사람이 살아오며 갈고 닦으며 

가꾸어온 것이니 - 

더욱 소중한 것이 당연하다. 


사람의 마음은 전염성이 강해서

밝고 잘 웃는 사람 옆에 있으면 

나 또한 즐겁다.


(이건 외향적인 사람이란 뜻은 아니다.

말이 없고 조용해도 마음이 건강하다는 게 느껴지는 사람, 그럼된다고 본다.)


그런 사람을 찾기 어렵다면 - ?

내가 그런 사람이 되면 된다. 

밝고 건강한 마음을 가진 사람. 

그래서 내 옆에 있는 사람을 

함께 웃게 만들어 주는 사람. 




나는  세상과 타인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 좋다


대학생 졸업반 시절, 

방송 아카데미에 

구성작가 수업 면접을 보러 갔었다. 

아카데미에 들어가기 위해 

면접이 필요했기 때문에 

지하철을 타고 꽤나 먼길까지 갔는데 - 

면접관의 첫질문은 


"지금 이곳까지 오면서 

다른 사람을 위해 한 일이 있나요?" 였다.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임신한 여성분께 자리를 양보했다거나,

걸인에게 돈을 주었다거나,

할머니의 짐을 들어주었다거나.

수많은 경우의 수가 생길 수 있었음에도 - 

나는 편하게 자리에 앉아서 아카데미로 갔었다.


"없어요. 없는거 같아요."

고개를 갸우뚱 하며 대답을 하고... 

그게 왜 방송작가 아카데미 면접의 첫질문일까 의아했는데 - 

돌아온 대답은 10년이 지난 지끔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방송작가 되고 싶다면서요?

타인을 위해 관심을 가지지 않고,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 

어떻게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어요?"


그 순간의 ... 충격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나는 참 어리석었던 거다.

글을 쓰고 싶다면서 - 

작가가 되고 싶다면서 - 

막상 제일 중요한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나는 지금도 

추운 겨울에 땅바닥에 엎드려 있는 

누군가를 보면 . 

주머니 속에서 단돈 얼마라도 보태주고자

노력을 한다. 

유모차를 끌고 문을 혼자 열기 어려워하는 

아기 엄마를 보면 꼭 문을 잡아주고 - 

엉엉 울고 있는 아이를 보면 

엄마아빠를 잃어버렸나 유심히 몇초간 쳐다본다. 


그리고 내 이야기가 아닌, 

내 눈앞의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자 노력한다.

그 사람의 생각, 그 사람이 가진 역사 

지금 느끼는 마음. 


그리고 그런 진솔한 이야기는 

참 재미있고, 때로는 슬프고, 늘 가치가 있다.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고

그 어떤 말도 하지 않고 

핸드폰만 하기 바쁜 요즘 세상 속에서 


나는 -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는 것이 참 좋다. 

그 눈 속의 깊은 이야기가 늘 궁금하다.


그래서 나처럼 , 

타인에 대해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이 더욱 좋다. 


그런사람들은 

분명, 따뜻한 사람일테니까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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