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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결이 언니 Jan 29. 2020

책선물

지극히 주관적인 


곧 다가올 내 생일을 미리 알고 - 

주변 사람들이 조심스레 물어본다. 


"무슨 선물 갖고 싶어?"


내 대답은 언제나 - 책이다. 


"당신이 제일 감명깊게 읽은 책.

맨 앞장에는 짧게 자필로 메세지를 적어주세요.

그럼 그 책을 챙장에 꽂아놓고,

볼 때마다 생각할 수 있잖아요"


나는 책선물은 절대 버리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그 책을 볼 때마다 

선물을 준 사람을 떠올릴 것이다.


나를 위해 책을 고르고,

손수 글을 적어서 

전달해주었던 그 사람의 마음과 함께.


게다가 책값이 사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비싼 것이 아니기 때문에 - 

받는 입장에서도 주는 입장에서도 

부담이 덜한 선물이라고 여겨서 

꽤나 당당하게 '선물은 책!'이라고 말해버린다. 


책을 선물하는 것도 

받는 것도 좋아하는데 - 

선물을 주는 것은 

꼭 내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만 준다. 


내가 선물해준 책을 잘 읽고,

간직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 


이런 말을 하자, 

나에게 얼마전 생일 선물로 

기프티콘을 받은 직장 동료가 


"아니, 그렇게 책선물을 좋아하면서

나한테는 커피 기프티콘만 줬어요?"

라고 말해서 ...

나는 잠시 할말을 잃고 말았다.


그게..그러니까....


사실 그 동료 생일을 당일날 알아버려서 

급하게 커피 쿠폰을 선물로 주었던 것인데, 

그 분은 내 생일을 미리 체크해놓고,

나에게 물어봐주었기 때문에... 

책선물을 주십사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핫 


이유야.... 어찌되었건...  

무척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다음번 생일에는 꼭 책선물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책욕심이 워낙 많아서, 

일찍 딸내미가 잠드는 날은 

그동안 읽고 싶던 책을 고르느라 바쁜데 - 


내가 가지고 있는 안좋은 습관 중 하나가, 

한 권의 책을 완독하지 못하고 

여러권의 책을 다독하는 것이다. 


매일 매일, 

읽고 싶은 책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책도 읽고, 저책도 읽어서 

며칠 지나면 침대 머리맡에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쌓여있다. 


읽고 싶은 책이 달라지는 이유는 - 

내 마음에 따라 끌리는 책이 달라지기 때문.

슬픈날은 위로가 되는 하루키의 수필을, 

기분이 좋은 날은 심도 있는 소설을, 

마음이 복잡한 날은 최대한 단순한

 라이트한 글을 읽곤 한다.


자존감이 떨어지거나, 

처세술이 필요한 날은 

당연히 자기개발서 - !


아가씨 적에는 그래도 

시간이 여유로워서

다독을 해도 

끝까지 다 읽었는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만의 자유시간이 

많이 줄어들면서 - 

책을 완독하기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리게 되어 

... 요즘 분발해야지 생각하고 있다.


이번해에는 - 

여러책 욕심내지 말고 

한권 한권 집중해서 

읽어봐야지 - !

라고 다짐하는 나, 


과연 그럴 수 있을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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