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개

by 수연



새 소리가 쪼아 한 겹 벗겨낸 세상

횡단보도 건너 도서관 뒤 숲에서

아득히 고요한

푸른 물도 들지 않은 소리가 울린다

믹스 커피 한 모금 넘기며 서성이던 나는

불 꺼진 방문 사이로 슬그머니 들어와

듣는다


소리가 소리를 지운다


문짝 아래로 패인 골 사이로 외줄기 눈물이 흐른다

문짝 위에 떠오른 미소와 함께

문득 자취가 없다

돌아보자마자 꼬리를 스치며 덤불을 도는 길고양이마냥

세상은 빨리 눈 뜬다

아아 여름

얼음이 녹는 소리

모래집을 벗은 새소리도

지나온

소리로 소리를 지우는

소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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