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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y Jun 30. 2017

유쾌,상쾌,통쾌한 소설추천,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이외수 / 해냄

잘못을 저지르고도 돈 몇 푼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회, 피해자의 고통에 무감각한 사회. 불합리와 부조리가 만연한 이 시대에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풀어줄 사이다같은 소설을 만났다. 무더운 여름에 어울리는 소설추천, 이외수 작가의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다.            

                                         

빠르게 양심이 부패되고 빠르게 도덕이 실종된다. 빠르게 진실이 매몰되고 빠르게 사랑이 부식된다. 남아 있어야 할 것들은 우리 곁에서 시나브로 
사라져 버리고 사라져 버려야 할 것들은 악착같이 우리 곁에 남아 있다.


2권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되어 문학 분야 누적구독자 1위에 빛나는 소설로 이미 소설추천이 검증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40만명이 읽은 이외수 작가의 최초 모바일 연재소설은 어떤 이야기일까. 읽기 전부터 화려한 이력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식물에게 긍정적인 말을 계속 해주면 더 잘 자란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말을 하는 존재는 인간일 뿐 식물은 그저 한 곳에서 듣기만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인식된다. 하지만 식물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독립적이고 유능한 존재라면 어떨까. 이 책은 '누군가에게 식물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그리고 모든 식물이 자신의 생각을 갖고 세상 모든 일을 지켜보고 있다면'이란 상상력에서 시작되는 소설이다. 만약 당신에게 식물과 교감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당신은 그 능력으로 어떤 일을 하겠는가? 


나는 나무들의 힘을 빌려 썩어서 악취를 풍기는 세상을 청소해 나가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그래서 수목원 입구에 이런 간판을 내걸었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서른 살의 정동언, 겉으로 보기에 그는 말을 심하게 더듬는 은둔형 외톨이지만 식물들 사이에서는 '캡틴'으로 불리는 식물과 교감하는 능력이 있는 채널러다. 백량금의 도움으로 모든 식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그는 화천에서 작은 수목원을 운영하며 식물들의 도움을 받아 사회가 처벌하지 못한 사람들을 대신 응징해주는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는 채널러인 정동언을 대표로 수령이 수백년이 되는 나무들이 주주로 있는 엄연한 주식회사다. 보복을 의뢰받고 실제로 응징을 실행할지 여부는 정동언과 거수님들이라 불리는 주주 나무들의 의견으로 결정된다. 이 책에 나오는 나무들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실천하는 생명들이다. 한없이 너그럽다가도 악한 자에게는 단호한 모습. 실제로 '나무'가 주는 인상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든다.

 숲에 있진 않지만 숲에 있는 듯 수많은 나무와 꽃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매력이다.
 읽고 나면 식물에 대한 깊은 애정이 생겨나는 책. 이 책을 읽으면 식물을 대하는 이외수 작가의 애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또한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식물들의 애정어린 시선도 함께 느낄 수 있다.


그들은 바람이 불면 흔들린다. 그리움의 또 다른 표현이다. 
그들은 그리움의 농도가 사랑의 농도라고 생각한다. 
그리움이 있어 꽃을 피우고 그리움이 있어 열매를 맺는다. 
그리움이 있어 단풍이 들고 그리움이 있어 낙엽이 진다.


역시 이외수 작가의 글은 거침이 없다. 필터링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문장들과 표현들. 고양이학대와 부패한 언론인, 국회의원, 그리고 사대강사업에 관련된 누군가까지... 소설이지만 소설같지 않은 사건들이 한 편으로는 씁쓸함을 자아내지만 그들을 소설로 끌어들여 우리 대신 보복해주는 모습을 통해 한여름의 무더위도 날려버릴 정도의 통쾌함을 선사하는 책이다. 유쾌, 상쾌, 통쾌한 소설추천을 원한다면 바로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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