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민복 / 작가정신
어느새 겨울이 껑충 다가온 느낌이다.
책 읽을 시간,아니 정확히 말하면 체력이 없어서
책에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요즘
우연히 만난 쉼표같은 책.
개인적으로 처음 접하는 시그림책이다.
시그림책이란 시 한 편을 그에 맞는 그림과 함께 엮은 책인데 5분도 안되어 후루룩 읽어버릴 수도 있겠지만
절대 그러고 싶지가 않다.
꼼꼼히 한글자 한글자 소리내어 읽어보고 싶은 책.
책을 읽는다는 표현보다는
보고 느낀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
이렇게 그림을 천천히 들여다 본 게 얼마만인지.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요즘과
어울리는 그림들.
나무는 최선을 다해 중심을 잡고 있었구나
가지 하나 이파리 하나하나까지
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렸었구나
흔들려 덜 흔들렸었구나
흔들림의 중심에 나무는 서 있었구나
매서워진 바람 때문인지
마음까지 덩달아 흔들리는 요즘이지만
그 흔들림이 예전처럼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요즘 날씨와도
요즘 내 상황과도 너무 닮아서
더 큰 위로가 되어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