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책감의 틈에서

by 예담


삶은 때때로 죄책감을 이용해

자기 뜻대로 움직이게 하려 한다.

마치 내가 무언가를 잘못한 듯,

아니면 더 책임져야 하는 사람인 듯

이용하려 든다.


예전 같았으면 나는 그 무게에 눌려,

상대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였을 것이다.

내 감정보다 타인의 기대를 먼저 생각했고,

그 기대를 어기면 나쁜 사람이 되는 것만 같았다.


이제는 그렇게 살지 않기로 했다.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단호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을 배웠다.

단호함은 이기심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방식 중 하나이다.


이 단호함이 반복되다 보면,

삶은 더 이상 죄책감으로 나를 옭아맬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유혹이나 압박에서

점점 멀어지게 될 것이다.


물론 아직은 이 단호함이 조금 어색하다.

내가 차가운 사람이 된 것이 아닐까,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아닐까

스스로를 의심할 때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나를 잃지 않기 위해선

스스로를 지켜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죄책감의 틈에서 나를 지키는 쪽을

선택한다.

내가 버텨주는 만큼

나는 더 단단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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