깻잎 논쟁

마음의 베이스

by 예담
사진출처 unsplash


다시금 떠오르고 있는 요즘 이슈 중에 하나가

배우자가 있는데 동석한 다른 이성에게 깻잎을 잡아줘도 되느냐 안되느냐와 패딩 점퍼 자크를 채워줘도

되느냐 안되느냐가 논쟁이다.

깻잎은 그렇다 치고 왜 남의 패딩 점퍼를

채워주고 난리지.

내가 이상한가.


사실 깻잎을 잡아주고 안 잡아주고 가

중요한 것 같진 않다.

이건 연인이든 부부이든 서로에 대한

마음의 베이스 문제로 보인다.

자신에게 평소 그런 친절과 배려가 있었다면

아마도 크게 문제 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나한테 그런 친절과 배려를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

다른 이성에게 친절한 내 배우자의 그 행태가

꼴 보기 싫었던 건 아닐까.ㅋ


스멀스멀 과거의 기억이 떠오른다.

여행과 즐거움의 코드가 잘 맞는 지인 부부가 있다.

이 부부와 우리 부부는 수년을 함께 여행을

자주 다녔었다.

오래된 이야기인데 중국인가 동남아인가 여행 중에

함께 간 지인 언니가 그곳 음식이 잘 맞지 않아

가는 음식점마다 새 모이 먹듯 하기도 하고

아예 먹지를 못했다.

모두 마음이 쓰였던 것 같다.

남편이 식당에 가서 앉을 때마다 “못 먹어서 어쩌냐.”하며 걱정해주었다.

뭐 한두 번은 걱정해주는 말이 오갈 수 있다.

여행기간 동안 가는 식당마다 내내 걱정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좀 거슬렸다.

지인 언니 혼자 온 것도 아니고 버젓이 남편도 있어서 알아서 챙겨줄 것인데, 뭘 저렇게 까지

걱정하는 티를 내지 싶었던 것이다.


함께 여행 다닐 때마다 그저 지인 부부가 좋아서

함께 걸으며 얘기를 나누는 뒷모습이

어느 때부터 정말 꼴 보기 싫었다.

걸음이 느린 나는 그들 셋 뒷모습을 보면서

걸을 때가 많았다.

한두 해도 아니고 그런 것들이 좀 쌓였었나 보다.


집에 가기 위해 비행기를 기다리며

남는 시간에 함께 차를 마시는데 ‘못 먹어서 어쩌냐’며

또 언니 걱정하는 말을 하는 것이다.

순간 여행 내내 쌓였던 부화가 치밀었다.

옆에 있는 와이프는 잘 먹는지,

잘 따라오는지 챙기거나

옆에서 걸어주지도 않으면서

언니 혼자 온 것도 아니고 부부가 함께 온 건데

뭘 그렇게 까지 하느냐며 버럭 소리를 냈다.

그때 순간 분위기 싸했지만 남편이 내게 미안하다며 사과하여 대충 무마됐던 기억이 난다.


깻잎이고 뭐고 옆에 있는 내 사람부터

잘 챙기고 잘해야 하는 것 아닐까 뭐 그렇다. ㅋ


이후 모임이나 여행부터는 조심하는 그를 보니

귀엽기도 하고 해서 용서하며 22년째

살고 있는 중이다.

이번 여행도 어쩌나 한번 봐야지. 하하하


문예담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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