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2일 차
제주 서귀포에 왔다.
일주일 정도 있을 예정이라 늘 붙어 다니던 아이패드를 두고 왔다.
가파도 청보리밭에 갈 요량이었는데 공항에 내리니 비가 오고 있다.
기상청 날씨 정보를 보니 아마도 집으로 돌아가는 날 빼고는 비가 계속 올 모양이다.
기가 막히게 날짜를 잡았구나 하하.
예정에 있던 가파도도 갈 수 있을까 모르겠다.
비가 세차게 오니 발이 묶였다.
아이패드라도 챙겨 올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쉬움이 더해져서 그런 걸까 그림 그리고 싶다는 욕구가 올라온다.
집에 있을 때는 그리고 싶은 것이 없어서 몇 주 가만히 보고만 있었는데.. 이곳에 오자마자 그림을 그리고 싶다니.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 책에서 작가는 여행에 가서 글을 쓴 적이 없다고 한다.
현재를 오롯이 느끼고 싶어서 여행을 간다는 김영하 작가.
여행의 이유 책을 쫓아해 볼 요량으로 아이패드를 두고 왔는데 오자마자 그림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니.
그림의 소재가 될 만한 것을 찾아 사진도 찍어보고 캡처도 해 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작가는 여행을 다녀오면 글감이 생긴다고 하던데 이런 느낌이었을까.
맑은 날 그렇게 잘 보이던 한라산이 비가 오니 보이질 않는다.
분명 그 자리에 있을 터인데..
비 오는 제주도의 남은 일주일을 어찌 보낼까 생각 중이다.
창밖엔 여전히 세차게 내리는 비와 비바람 소리뿐.
2023.5.4. am 11:58 제주2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