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요 Aug 10. 2020

새로운 삶의 형태, 디지털 노마드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오지 않는 1호선, 파도풀이 따로 없는 2호선, 그리고 253%의 혼잡도를 자랑하는 9호선까지.


출퇴근길 지옥철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인생이 살 만해질 것 같은 날들의 연속입니다. 습한 여름철, 사람 많은 대중교통만큼 끔찍한 곳은 없으리라 확신합니다. 물론, 앉아있다면 말이 좀 달라지겠지만 그런 일은 드물죠. 그렇다고 해서, 회사 근처에서 사는 건 여러모로 무리입니다. 오늘도 업무에 집중이 잘 되지 않는 건 분명히 출근길의 여파가 분명합니다. 이 공간에서, 이 시간에서 벗어나서 일을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잠시 바깥의 계절을 느끼며, 휴양지에서 다리를 쭉 뻗은 채 노트북을 나무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일을 하는 자신을 생각해봅니다.





너도나도 디지털 노마드


21세기의 신인류, 디지털 노마드. 놀랍게도 이 용어는 1997년 프랑스의 사회학자 자크 아탈리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해 더 이상 정착할 필요가 없어진 인류를 뜻하는 이 용어는 디지털 디바이스를 이용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은 채 생을 영위하는 자들을 일컫습니다. 인류가 유목생활을 멈추고 정착 혁명 이뤄낸 지 약 1만 년. 다시 유목 혁명이 일어난 것입니다. 생존의 방식으로의 혁명이 아닌 삶의 방식으로의 혁명이 도래한 것입니다.


 



디지털 노마드, 직업일까?


워라밸의 시대에 디지털 노마드는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직업'이 되었습니다. 최근 초등학생 미래 희망직업 1위 유튜버도 미디어, 콘텐츠 제작사로 디지털 노마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타 직업군들을 소개해드리자면, 개발자, 재능 판매자와 작가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택 근무를 하는 프리랜서들도 디지털 노마드입니다.


그러나, 디지털 노마드를 '직업'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더 넓은 범위에서의 새로운 삶의 형태라고 보는 게 정확합니다. 인트로에서 말했듯이, 디지털 노마드는 물리적인 공간에서의 자유를 확보하고도 삶의 영위할 수 있는 신인류를 뜻하기 때문이죠.




화려해 보이는 세계의 이면


아무렴, 디지털 노마드가 매력적으로 여겨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지옥철을 벗어난 것으로 이미 승자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죠. 더불어 미디어가 만들어 낸 환상과도 같은 이미지도 한 몫했을 것입니다. 해변가에서 선글라스를 낀 어딜 봐도 관광객처럼 보이는 사람을 디지털 노마드라고 말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오해는 금물입니다. 이들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은 채 원격근무를 할 수 있는 것이지,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여행객을 뜻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행객인가 디지털 노마드인가


디지털 노마드가 된다는 것은 생계유지가 가능함을 전제로 정착 생활하지 않는 것을 뜻합니다. 무작정 '직업'이 없는 채로 떠나 디지털 노마드가 되겠다는 사람들도 많이 보이지만, 언어와 문화가 다른 곳에서의 돈을 벌기 위한 생활까지 성공할지는 의문입니다. 일종의 도피성 유랑으로 계획도 없이 떠나는 것을 디지털 노마드라고 칭하기보다는 여행객이라 칭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이들이 다른 도시, 다른 나라를 찾아 떠나는 것은 인프라가 구축되어있는 비싼 물가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 주된 이유기도 합니다. 이들이 현재 자신이 사는 곳이 마음에 들어서 재택근무를 한다해도 디지털 노마드인 것은 변함없습니다.  




To infinity and Beyond!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디지털 노마드가 자신과 잘 맞을 것 같으신가요?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갈 만한 성향을 지니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래도, 그러한 선택의 자유를 얻게 된 세상에서 살아가서 참 다행입니다.


어느 분이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남들과 협업해서 결과를 만들어내고, 저녁에 같이 밥을 먹으며 친분을 다지는 게 참 부럽다'라고 말이죠. 상반된 업무환경 속에서 단점은 장점이 되고, 장점은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저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가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노트북과 아이패드를 가지고 일본에서 이 콘텐츠를 작성하고 있으니 말이죠. 디지털 노마드가 일부의 사람들에게만 통용되는 일이 아님을 생각하며, 자신이 디지털 노마드인 지도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의 발전은 얼마나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을까요? 저의 미래의 직장은 어떠할지 궁금해지는 날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소중한 나에게 대접하는 한 끼 식사_쿠킹 박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