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요 Aug 09. 2020

소중한 나에게 대접하는 한 끼 식사_쿠킹 박스

식사, 잘 하셨나요?


식사, 하셨나요?


밥에 미친 민족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한국인들에게 밥 먹었냐는 질문은 서로에게 건네는 안부인사이지요. 상투적으로 묻고, 상투적으로 대답하는 우리들이지만, 다시 한번 묻고 싶습니다.


식사, 잘하셨나요?


너무 많은 일에 먹는 것부터 소홀해지진 않으셨는지요. 간편식으로 배가 굶주리지만 않게끔, 그렇게 끼니를 때우고 있는 건 아닌지요. 저도 참 바쁩니다만, 바빠지면 가장 소홀해지는 부분이 식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각성하기 위한 아메리카노만을 마시다가 위가 아려오는 날을, 세상이 발전해서 퀄리티 좋다는 편의점 레트로트 식품을 먹으며 하루를 보내고 계신 건 아닌가요?


 맛있는 음식은 정성이 들어간 음식이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혹시,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음식이 사치라고 느껴지나요? 우리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우리 스스로에게 맛있는 식사 대접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쿠킹 박스로 오늘 저녁을 차려보는 건 어떨까요?





요리를 하다. 대접하다.

 

 밥 먹었냐는 한국식 안부인사에 이어, 상대방보다 나이가 많다는 강력한 어필의 표현이 있습니다. '내가 너보다 밥을 먹어도 몇 공기는 더 먹었다.' 다들 들어보셨겠지요? 옛날부터 산다는 것은 먹는다는 것과 같다고 말해왔습니다. 유교적 관점에서 보면, 죽어도 제사장을 받으며 밥을 먹는데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다시금 생각해볼 입니다. 하루에 세 번, 평생에 걸쳐, 아마도 가장 많이 하는 일은 먹는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먹는다는 것은 참 소중하고 의미 있는 일입니다.


 '먹는다'는 것은 인류사를 통틀어 가장 크고 오래된 골칫거리였습니다. 귀한 것인 음식을 내놓는다는 의식은 지금까지도 통용됩니다. 음식물 섭취는 여전히 필수이며, 식욕은 본능인 우리에게 음식은 행복을 줍니다. 먹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요리하는 과정 또한 참 중요합니다.


 따라서, 요리를 한다는 것은 대접한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합니다. 손님이 오면 차라도 대접하는 문화는 인류의 공통점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간단하더라도, 요리를 한다는 행위는 음식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성취를 이뤄내는 것이죠. 우리는 자주 행하고도 결과물을 얻어내지 못하며 좌절하곤 합니다.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끝내는 식사가 내가 만들어낸 아주 멋진 결과물이라면 어떨까요? 요리를 하고 먹는 행위는 의식하지 못하더라도 본능을 충족시키며 자존감을 높여줍니다. 스스로를 대접하며, 결과물을 이뤄내고 포만감까지 주고 있으니까요. 만약, 요리가 고된 일이 아니게 된다면 요리는 성취감을 주는 멋진 행위가 되지 않을까요?





들어는 봤나, 쿠킹 박스


 그러나, 1인 가구와 다인가구,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음식을 배달시켜먹고 가정간편식을 찾는 시대의 진입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모두 다 일을 하는 시대에, 가사노동은 분업화와 외주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요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밥상을 차리기보다는 받기로 한 가구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당신을 위한 제품인 쿠킹 박스가 점점 그 세력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쿠킹 박스는 레시피 박스라고도 불리며 서양권에서는 주로 밀 키트(meal kit)로 불립니다. 이들로 말할 것 같으면 '요리 노동의 구원자'입니다. 새로운 집밥 문화의 핵심 이기한 쿠킹 박스는 가정에서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도록 한 끼 식사 분량의 정량의 손질된 재료와 필요한 향신료로 구성된 박스를 말합니다. 간편 가정식이기 때문에 요리 테크닉 없이 간단한 조리를 통해 실패 없는 음식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위에서 말한 귀찮은 일은 하나도 할 필요가 없는, 더불어 불필요한 식재료 낭비까지 막아주는 이 쿠킹 박스는 심지어 전문가의 레시피로 고급진 음식들이라는 점에서 구매욕구를 불러일으킵니다.  



간편 가정식의 발전사

 

 언제부터 우리는 이러한 간편 가정식을 마주하게 된 것일까요? 기성세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음식을 사 먹는 것보다는 해 먹는 것이 훨씬 긍정적임을 부정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간편 가정식의 시작은 18세기 영국이 그 시작 아닐까 싶습니다. 산업혁명과 맞물려, 그 시대의 사치품에서 필수품이 된 재화가 있습니다. 설탕과 홍차입니다. 가족 구성원의 역할이 확고했던 그 당시, 남성이 돈을 벌고 여성이 집안일을 담당하던 것에서 수많은 공장들이 가족 구성원 모두를 자본시장으로 내보냈습니다. 그러면서 집 안을 담당하는 사람이 비게 되었죠. 그래서 음식의 부패를 막아주는 설탕과, 음식을 따뜻하게 먹는 듯한 느낌을 주는 홍차가 식탁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 식문화도 빠르게 변합니다. 그리고, 미식의 시대이자 풍요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는 우리의 식탁은 빠르게, 그리고 다양성을 가지고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재에 이르러 간편 가정식의 최종 형태가 바로 쿠킹 박스입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간편 가정식(Home Meal Replacemet)인 삼각김밥과 샌드위치는 즉석섭취식품(RTE: Ready To Eat)으로 불리는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입니다. 어떠한 조리도 필요가 없이 간편합니다. 단시간에 데운 후 섭취 가능한 반조리식품(RTH: Ready To Heat)에는 냉동피자, 3분 카레가 있습니다. 당시, 획기적이었던 상품으로는 즉석밥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그리고 저희 어머니도 즐겨 찾는 제품 라인인 반조리식품(RTC : Ready To Cook)은 위의 RTH보다는 장시간 데우거나 간단한 조리과정을 거친 후 먹을 수 있는 제품을 뜻합니다. 냉동만두, 찌개 키트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마지막으로 RTP(Ready To Prepare)는 한국어로는 신선편의 식재료로, 재료를 세정하고 손질하여 소분 포장해놓은 상품으로, 깐 마늘이나 스테이크 구이용 채소 키트 등이 있습니다.


 최근 만들어지는 이 쿠킹 박스를 RTC인지 RTP인지에 대한 정의가 모호합니다. 손질된 재료가 들어있고, 간단한 조리과정을 거치는 이 제품을 뭐라고 해야 할지 애매한 상황인 것입니다.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는 RTP를 쿠킹 박스로 정의 내려놓은 상태이나, 많은 업체들이 RTC제품군이라고 명시해두었기 때문입니다.





식사, 맛있게 하셨나요?


 바쁜 날들을 연속입니다. 과거와 다르게, ''취사'는 더 이상 필수사항은 아닙니다. 그러나, '집밥'이 가진 의미가 큰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우리에게 어느 날은 누군가 차려 준 음식을 혹은 갓 만든 음식 냄새가 나는 집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누구에게나 있으라리 생각합니다. 맛있는 반찬가게의 음식도, 배달식도 좋지만 지친 날에는 의미가 담긴 식사가 필요하기도 하니까요. 그런 날에는 집안에서 가장 예쁜 식기를 꺼내봅시다. 당신의 공간에서 당신보다 귀한 손님은 없음을 생각하며, 스스로에게 그리고 동거인에게 요리를 대접해봅시다.

 

 그런 날에는 혹은 어느 날이든 쿠킹 박스를 이용할 수도 있음을 당신께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언제나 당신의 아침과 저녁이 따뜻하길 바라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랜선연애를 넘어 랜선이모_ 대안 관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