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에게 희망을, 트리나 파울루스, 혜원출판사, 1998
그 기둥은
서로 밀고 밀리며 앞다투어 나아가려는
한 무더기의 애벌레라는 것을······.
그것은 거대한 애벌레 기둥이었던 것입니다.
한동안 그들은 평온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은 포옹하는 일조차 시들해졌습니다.
서로를 속속들이 알아 버렸기 때문입니다.
얼룩무늬 애벌레의 머릿속엔 이런 생각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삶에는 분명 이보다 더 나은 그 무언가가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