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존재, 애나벨 스트리츠, 위즈덤하우스, 2023
한편, 젖은 흑에서 생성되는 지오스민이라는 물질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우리는 이 풍부한 향기를 아주 예민하게 잡아내는데, 수영장에 단 일곱 방울만 떨어뜨려도 감지할 수 있을 정도다. 진화 심리학자들은 우리 지오스민 향기에 편안함을 느끼고 안심하는 이유는 우리의 먼 조상들에게 이 냄새가 곧 물과 비옥한 흙이 있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에게 지오스민은 곧 생존의 냄새였다.
p.50 진흙 속에서 걷기
폴짝폴짝 뛰거나 질주하는 것으로 춤을 대신할 수도 있다. 이 두 가지는 아이들과 함께 할 때 특히 효과적이며, 걷기 운동의 유산소 강도를 높이는 동시에 즐거움과 기분을 좋게 하는 요소를 더해준다.
p.83 걸으며 춤추기, 춤추며 걷기
1947년, 오스트리아 작가이자 농원 경영자인 클라라 비비안은 자신이 혼자 걷는 시간을 얼마나 자주,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기록했다. “내 평생의 열망은 탁 트인 야외에서 보내는 혼자만의 산책 시간이다.” 많은 시간 혼자서 시간을 보내며 전 세계를 걸었던 비비안은 자신이 언덕, 계곡, 탁 트인 길을 사람보다 좋아한다는 사실을 꾸밈없이 드러냈다. 비비안은 친구가 많았지만, 오직 걷기만이 그녀에게 오래도록 잊었던 어두운 밤, 새벽, 사람과 바다와의 친밀감을 기억나게 해 주었다. 혼자 걸으며 비비안은 자기 자신을 완전히 잊어버린 채 거대한 세계의 맥박만을 들었다.
p.89 혼자 걷기
에리트레아에서는 바람을 툼 니파스라고 부르는데, 이는 자양분이 되는 바람, 영혼을 살찌우는 미풍이라는 의미다. 네덜란드에서는 바람이 부는 날 나가는 산택을 레커 어트와이언이라고 부르며, 이는 ‘기분 좋게 바람으로 가득 차다’라는 의미다. 네덜란드에서 레커 어트와이언은 ‘감정 대청소’와 같다. 묵은 먼지들이 상쾌하게 쓸려가며 생기와 활기를 찾아 다시 시작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p.62 바람 부는 날 걷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