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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FFFTFFFF ] 태국에서 기록하는 팀장 일기

태국에서 디자인 팀 리드로 일하는 방식에 대한 기록 (21)

by moontree

#21. 관상은 과학일까?


디자인 조직을 관리하는 입장으로서 지속적으로 팀원을 채용할 기회가 생기게 된다. 그 첫 번째 관문은 인사팀으로부터 지원자의 포트폴리오와 이력서를 받는 것이다. 지원자가 100명이면 100명 모두 본인의 사진을 넣어 이력서를 제출한다. 다른 나라는 어떠한지 모르겠지만 태국은 아직 그렇다. 받은 이력서의 사진을 유심히 본다. 링크드인이나 다른 소셜 미디어 계정을 타고 들어가 '이 지원자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세부적인 조사를 하게 된다. 탐정에 어느 정도 빙의를 해야 한다.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만 또 어느 정도는 맞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의 공통적인 얼굴의 특징을 보거나 이에 관한 논문을 보았을 땐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는 것처럼…



두 번째 관문은 인터뷰이다. 요즘은 온라인 인터뷰도 많이 진행을 하고 있다. 오프라인 인터뷰를 선호하기도 하지만 이는 서로의 에너지를 아끼는 적절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뷰를 하다 보면 이력서와 이미지가 같은 사람과 다른 사람 두 부류로 나누어지게 되는 것 같다.

나의 경우는 일단 지원자의 아우라 같은 것을 본다. 우선 눈을 먼저 보게 되는데 눈빛, 눈 맞춤으로 어느 정도 판가름이 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예전부터 어른들이 '눈은 마음의 거울'이라고 하셨나. 곧 40대 진입을 앞두고 굉장히 공감 가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종종 온라인으로도 거친 기운이 모니터를 뿜뿜 뚫고 전해져 오는 지원자들이 있다. 포트폴리오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지만 함께 할 팀원들과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아쉽지만 다음 스텝으로 진행을 하지 않는다.


세 번째 관문은 온보딩이다. 모든 인터뷰가 잘 끝나고 여러 가지 절차가 잘 마무리가 되면 고대하던 온보딩을 하게 되는데, 인터뷰 때 느꼈던 느낌이 맞을 때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다. 후자의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이게 참 어렵다.


이런저런 이유로 팀원들을 떠나보내고 또 새로운 팀원들을 맞이하면서 늘 생각이 많아진다. 내 맘같이 되지 않는 것이 바로 사람이고 그래서 사람이 제일 어려운 것 같다. 아직 3년 차의 팀장이라서 그러한 것일까... 어떻게 하면 이 과정들이 조금은 익숙해질까... 익숙해지면 괜찮아질까? 아님 조금은 슬퍼질까?


긴 인터뷰를 마친 후 잠시 숨을 돌리며 기록해 두기. 모든 팀장님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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